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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 아버지와의 특별한 1254일간의 여행 '
와이프의 임신 소식을 접한 이후 '태교, 부모, 아버지'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지는 요즘 책도 그에 관한 것들 위주로 고르게 되는데 마침 문학 동네에서 아버지에 관한 에세이가 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이다.
문명과 의학의 발달로 평균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총인구 중에 차지하는 고령자(노인)의 인구비율이 점차로 늘고 있는 요즘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 중 고령자인 아버지를둔 이상운 작가의 개인적인 1254일 간의 경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여러 가지 사회 문제제기와 간병 생활을 하는 이들을 위한 여러 정보들 그리고 작가 나름의 생각들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본문의 중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고령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여 생활하게 되면 급속도로 근육의 힘이 약해져 사지를 못 가누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하므로 적절한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2. 육체가 망가지면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 '섬망 (의식장애와 내적인 흥분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는 운동성 흥분을 나타내는 병적 정신상태)'도 그중 하나의 이므로 정신과적 치료도 병행하는 게 좋다.
3. 병원이 아닌 재택근무를 꺼리는 간병인들의 이유와 사정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
4. 작품의 여러 응급상황들에 대한 간접체험을 함으로써 위기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다.
5. 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자세할 설명을 작가의 경험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 (P.167)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의 깊게 생각해본 대목은 환자를 떠나보내고 난 뒤 주위 사람들의 대리외상증후군 (사건 사고의 당사자가 아닌데도 간접 경험으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에 빠지는 현상)에 대한 치료 방안과 존엄사를 위한 '사전의료의향서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환자 의사 확인 절차)' 의 필요성이다.
이상운 작가를 통한 1254간의 기록으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간병'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본 기회였던 듯싶다. 재미난 인생을 산후 편안한 죽음을 바라는 이들에겐 다소 꺼리는 주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반드시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감히 주장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