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공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9
필리포스 만딜라라스 지음, 엘레니 트삼브라 그림 / 책속물고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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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시의 어른들은 대부분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거의 하루 종일 일터에서 일을 했어요. 그동안 아이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했고요. 돈을 많이 벌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공부를 잘하면 어른이 됐을 때 돈을 더 잘 벌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어른은 어른대로 바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바빠서 서로 대화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였어요.(9쪽)

 

어느 이름모를 도시의 소개로 이책은 시작이 됩니다. 그런데 왜인지 이 설명이 가슴을 뜨끔하게 하네요. 부모님은 아침일찍 출근하고,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학원을 들렸다오느라 따뜻한 밥한끼, 눈을 마주치며 하는 대화가 사라진지 오래인 우리의 가정, 우리사회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담고있기 때문이겠죠.

 

노는 것이 무엇인지 놀이라는게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어느날 하늘에서 작은 통통공 하나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매일 지구 온난화 같은것들에 대서만 열띤 토론을 하던 아이들에게 나타난 정체불명의 통통공은 아이들을 혼란에 빠트립니다.

 

 

 

그런데 이상했어요. 쓸모가 없는 공을 쫓아다니는 것은 쓸모없는 일인데, 기분이 나쁘지 않은 거예요. 기분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색했지만, 굳이 말하자면 기분이 좋은 쪽이었어요. 정말 신기한 일이었지요.

“오, 애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네! 놀이는 재밌는 거지, 아무렴!”

찻집에서 차를 마시던 할아버지가 우리를 보며 말했어요. 우리는 그 말에 얼어붙은 듯 멈추어 섰어요. 타소스형도 물론 그랬고요. 번개에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요? 이내 나는 머릿속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33쪽)

 

이 도시에서 ‘놀다’, ‘놀이’, ‘게임’, ‘장난감’ 간은 말은 금지된 지 오래였어요. 그래서 그 말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드물었지요. 쓸모없고, 돈도 안 되는 것이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거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게 어른들이 이런 말들을 사전에서도 없애버렸거든요.(34쪽)

 

번개에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요? 저역시도 이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놀이 그자체의 즐거움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고 언제부터인가 지능발달, 학습이라는 단어를 함께 붙이며 놀이도, 게임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놀이의 즐거움이 주는 그 자체의 기쁨이 너무나 큰데 말이죠. 여러분은 즐겁게 놀아본 적이 언제인가요? 우리 아이들이 아무런 근심 걱정없이 밝은 얼굴로 놀이에만 몰두했던 시간은 언제인가요?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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