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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초이스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6월
평점 :
기존의 오버 더 호라이즌은 특유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바탕으로한 캐릭터들의 만담과 개그성 행위들을 보는 것이 매력인 작품이었다.
물론 이영도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일상의 비틈과 인식의 확장, 특유의 사유
역시 종종 번뜩였지만, 그런 부분에서 가장 높은 평을 받는 폴라리스 랩소디나
눈물을 마시는 새만큼은 아니었고, 오버 더 호라이즌을 꺼내들때 기대했던 문장들은 가볍고 유쾌한 활극들이 주는 재미였었다.
그래서 이번의 이영도의 작품이 오버 더 호라이즌의 연장선상이라는 소식을 들었을때, 기대했던 부분은 바로 그런 부분들이었다.
심각한 케이토 조차 가끔 안셀의 약품을 마시고 고양이처럼 털뭉치를 잡으려 애쓴다거나, 율피트의 허방다리에 미레일이 당한다거나, 하는 주변인물들이 어울러져 어떤 활극과 만담을 선사할지, 그리고 하르투스 바완관이 가끔 보여주던 통찰력이 이번에는 어떤 부분일지 하는 기대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영도 특유의 사유성도 그렇게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고, 기존에 보여주던 활극과 만담도 무뎌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작품이었다.
1.이영도 작품의 단점으로 뽑히는 등장인물이 이영도의 체스판 말로서 활용될때마다 두드러지는 몰개성화는 초반부부터 두드러지며, 이야기는 그런 인물들이 이영도가 정해준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 맥을 끊어 루즈한 흐름을 만든다.
2. 그런 희생을 각오하고 말하는 영생의 역설은 나름 번뜩이는 부분이었지만, 식물과 영생을 연결하는 부분의 설득력이 떨어져서인지, 인간에 의한 환경피해를 받는것은 동물과 식물 모두 가리지 않는데 둘을 대비시킨 부분이 그렇게 와닿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핵심적인 담론이 그렇게 몰입을 가져다주는 주제가 아니었다.
3. 그리고 그런한 사유를 전달하기 위해서 어린 소녀의 이른 죽음과 장례식이란 소재를 가져왔는데, 그 심각한 소재 때문에 기존에 활극에서 장점을 보여주었던 캐릭터들이 모두 장점을 잃어버렸다. 우직한 오크 하르투스 보안관은 한번도 이 사건에서 주체적으로 활약한 적이 없으며, 고상한 케이토는 보조적으로 가끔 활용되었을 뿐이며, 개그를 담당하던 안셀이나 율피트, 미레일이 활약할 부분도 사건의 분위기상 거의 없었다.
이영도의 팬이라면 이 악평을 읽고서도 굴하지 않고 신작을 읽고싶어서 안달이 날것이니
서점,도서관에서 읽고 구매를 신중히 결정했으면 좋겠고
최소한 내용 확인조차 하지않고 성급히 알라딘에서 온라인 구매를 누르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와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