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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길잡이 - 자연을 그리워하는 땅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ㅣ 귀농 길잡이
전국귀농운동본부 엮음 / 소나무 / 2006년 5월
평점 :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농사짓고 사는 삶을 해보고 싶었다. 물론 나처럼 도시 토박이가 농촌에서 얼마나 무능한 인간인지를 알기에, 엄두가 안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꿈꾸지 말란 법은 없으니...
거창하게 농사라기 보다, 내 먹을 것이나 거두는 정도만 기대한다. 농사로 돈을 벌 재주는 도통 없을 것 같으니...
벌써 내 나이 마흔을 목전에 둔 입장에서, 어느때 귀농을 하더라도 지금부터는 실제적인 준비를 해야할 나이이기에, 입문서가 필요했다. 주변에 선험자가 있다면 경험담을 들었으면 좋으련만, 사실 내 근처 사람들은 다들 도시지향적인 사람들뿐이니...
아무튼, 귀농본부라는 조직에서 오래전부터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이들이 펴낸 입문서를 골라들게 되었다.
도시민이 생각하는 귀농이 막연히 TV에서 나오는 대로 낭만적인 것이 아닌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여러 요소의 중요도의 순서가 많이 바뀌게 되었다. 이점이 가장 큰 수확이랄까?
대부분 귀농이라함은 땅을 사고 집을 짓고 농사를 짓는 일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이것은 철저히 도시민적인 일처리 순서였을 뿐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대부분 맨 나중에 고려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들이었다. 공동체 생활에 익숙해지기, 농촌의 논리에 익숙해지기, 스스로 건강챙기기, 이런 것들이 가장 성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문제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오히려 귀농에 대해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당장 땅을 사고 집을 짓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정말 귀농을 고려하고 있다면, 길잡이로 가장 먼저 읽어봐야하는 입문서였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귀농본부가 언제라도 매달리고 물어볼 만한 만만한 동지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