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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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와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18편의 에세이와 21편의 시, 그리고 그림이 있는 책. 제목만 들어도, 표지만 봐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책. 요즘 '나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제 마음을 더 끌어당긴 것 같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벗이자 영혼의 쉼터였던 나무에 관한 책입니다. 나무와 숲에 관한 책답게 속표지는 푸릇한 초록입니다. 쉽게 읽힐 것이라 생각했지만 깊이 있는 문장들이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늦췄습니다. 책에 나오는 각 나무를 보며 헤르만 헤세와 함께 관찰하고 느껴보는 시간 같았습니다.

과연 헤르만 헤세에게 나무란 존재이며 지금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나무를 통해 사람을 보고 숲을 통해 인생을 보았던 헤르만 헤세.


제일 먼저 나무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합니다.

"그들이 홀로 서 있으면 더 큰 경배심이 생긴다. 그들은 고독한 사람들 같다.p.7"

홀로 있는 나무를 통해 자신을 보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책에는 여러 나무들이 나옵니다.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 나무, 잎 빨간 너도밤나무, 밤나무, 복숭아나무... 숲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꽃들, 풀들까지도.


'나는 어떤 나무일까? 자라기 위해서 어떤 역경과 고뇌를 겪어 나에게 자리 잡아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 나무일까? 나는 어떤 숲을 이룬 사람일까?' 질문이 던져지는 책입니다.


"안개 속에서 걸으면 이상해! 관목이나 돌이 모두 혼자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든 나무가 저 혼자다.p.147"


안개 속을 걸으면 오롯이 '나'만 보이지요. 멀리 보지 못하고 멀리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나'만 볼 줄 아는 이기적인 사람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5월의 싱그러움을 주고 가을의 저무름을 주는 나무처럼 주는 사람인지.. 말이지요.


헤르만 헤세에게 참 감사했습니다. 헤르만 헤세와 각 나무 앞에 서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았고 함께 숲을 거닐었습니다. 그 숲에서 헤르만 헤세의 생각을 만났고 깊이를 만났습니다. 나무의 향기를 맡았고 삶의 큰 숲을 그려볼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입니다. 간직하고 싶은 책입니다. 삶이 답답할 때 고단할 때 펼쳐 볼 만한 책입니다. 자연과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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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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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선 무슨 내용인지 어떤 소설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창비출판사 소설이어서 믿고 서평단에 신청했습니다. 서평단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며 책을 기다렸습니다. 제법 묵직한 책이었습니다. 포장을 벗기고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려웠습니다. 홀링허스트의 수영장 도서관에는 여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남성 중심의 소설이란 뜻이지요. 남성만 나오는 소설인데 적나라한 성적 묘사가 충만합니다. (책을 여러번 덮었다 폈다를 반복했지요.) 짐작하셨겠지만 동성애 소설입니다.


지나칠 정도의 성적 묘사는 고사하고 왜 그렇게나 사람이 모인 곳이나, 공개적인 장소에서 섹스에 집착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성이라는 것이 배타적이기도 하고 일정부분은 은밀한 것인데 수영장 도서관이 묘사한 동성애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섹스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책의 중심 내용은 동성애자의 성생활이 아닙니다. 20세기 초 영국에서 동성애자가 받은 차별과 어려움을 다룹니다. 지금 영국은 동성애자들이 여러 가지 법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수영장 도서관이 그 과정을 보여줍니다.

동성애자가 낯선 것은 사실입니다. 동성애자들 설 곳이 없다는 어려움도 압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설 곳을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정 부분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디까지 허락할 수 있을 것인지 질문이 생깁니다. 인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락해야 하며, 인간의 쾌락 추구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 역시 사람의 지나친 욕심, 끝간데없는 욕심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수영장 도서관을 읽으며, 저의 생각은 소수자에 대한 압박, 소수자의 자유와 존엄을 넘어 인류의 욕심, 인간의 방종으로 치닫는 자유 추구로 시선이 쏠렸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수영장 도서관은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읽고 싶은 분들은 약간의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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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피 : 영웅이 되고 싶은 늑대
데보라 아벨라 지음, 코나 브레콘 그림, 홍명지 옮김 / 작가와비평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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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왜 늑대가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거지? 그동안 빨간 모자, 돼지 삼 형제들을 너무 많이 괴롭힌 탓에 이미지 관리하고 싶은 걸까? 결론이 어떻게 날지 무지 궁금했지요.

여느 늑대 그림책 이미지와는 달리 영웅이 되고 싶은 늑대의 주인공 「울피」는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팔다리가 가느다래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죠.

 

울피는 자신을 항변합니다. 자신의 날카로운 이는 하루에 두 번씩이를 닦아서이고, 물에 빠진 사촌을 구한 의리파라는 것을요.

착하고 의리 있는 울피가 꿈을 이루기 위해 성으로 달려갑니다.

울피의 꿈은 바로 성에 갇혀 있는 공주를 구해서 영웅이 되는 거였어요. 아~~ 과연 울피는 공주를 구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성에서 왜 떨어지는 걸까요?

아동기 남자아이들에겐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지요. 영웅 심리가 가득한 남자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본다면 아이들의 공감을 한껏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울피와 함께 유쾌 발랄하게, 또 여러 위험과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험을 하면서 공주를 구하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늑대! 하면 무섭고 잔인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데 울피를 보면서 동물에 대한 고정관념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상상력도 맘껏 즐길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기발한 내용과 유쾌한 그림이 어우러진 모험과 긴장이 있는 그림책입니다. 반복되는 지루함이 느껴질 때 울피를 만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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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종지 가족그림책 1
아사노 마스미 지음, 요시무라 메구 그림, 유하나 옮김 / 곰세마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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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종지!

그릇중 가장 작은 그릇! 종지!

요리들 맛보는것이 즐거움인 그릇들.

꼬마 종지도 자신에게 어떤 음식이 담길까 기대합니다.

 

기대와는 다르게 자신은 양념장만 맛볼 수 있었어요.

그때 가장 나이 많은 국그릇이 말합니다.

"인생은 길단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더 기다려 보자꾸나."

역시 어른입니다.

 

다다네씨네에 삐삐씨가 온 이후로 꼬마종지의 정체성이 바뀌게 됩니다.

바로 "맛보기 그릇!"이 되어 언제든 맛있는 음식을 가장 먼저 맛보는일에

쓰임을 받게 되지요.

 

끝이라고 생각할 때 인생에 있어서 또다른 시작을 알리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어요. 꼬마 종지처럼 절망하지않고 기다리면

기회는 찾아 옵니다. 작지만 큰일을 할 수 있는 자신을 믿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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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지혜
릭 릭스비 지음, 조경실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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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이 반복한 행동의 결과다."

이 한문장이 나를 너무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렇다. 지금 나의 모습은 내가 만든것이다. 이 책이 나를 움직일수 있을까? 이 책이 나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만들까? 이 책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단연코 나를 한뼘더 성장시켰다고 확신한다.

『오래된 지혜』는 초등학교 3학년 중퇴자였던 저자의 아버지가 남긴 인생의 교훈 7가지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적인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쉽게 풀어나간다. 어찌보면 뻔한 방법들이고 쉬워보이지만 숨 쉬듯 자연스럽게 행하려면 오랜 반복과 연습, 지속적인 훈련이 뒤따라야만 가능한 일들이다. 충만한 인생은 그저 얻을 수 없다는 오래된 진리를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초등학교 3학년 중퇴자의 지혜라.. 굳이 세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그분의 삶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성실함, 진실함, 정직함, 강직함, 우직함으로 가득한 모습. 저자의 아버지는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사람이 아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분이다. 책의 내용이 이 사실을 증명한다.

{좋은 사람}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좋은 사람일까? 나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좋은 사람의 이미지가 산산히 부숴졌다. 나는 좋은 이미지를 가지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평판,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좋으면(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좋은 이미지가 아니라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은 결국엔 좋은 이미지를 남긴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영향력을 미칠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해보아야겠다. 우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겠다. 저자의 아버지처럼 좋은 영향력을 끼친 엄마가 되고 싶다. 시간이 흐른 뒤 나의 자녀들이 좋은 사람이 된 것은 엄마에게서 좋은 영향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매일이 죽어가는 삶처럼 느껴지거나, 나처럼 수년째 제자리걸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초등학교 중퇴자의 소박하지만 올곧은 삶의 이야기와 삶의 지혜를 읽고 들어보자.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내 삶의 기본기를 탄탄히 세운다면 분명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좋은 사람으로 변화될 것이다.

* 가정, 회사, 조직, 단체, 종교기관, 국가의 리더(지도자)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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