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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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선 무슨 내용인지 어떤 소설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창비출판사 소설이어서 믿고 서평단에 신청했습니다. 서평단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며 책을 기다렸습니다. 제법 묵직한 책이었습니다. 포장을 벗기고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려웠습니다. 홀링허스트의 수영장 도서관에는 여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남성 중심의 소설이란 뜻이지요. 남성만 나오는 소설인데 적나라한 성적 묘사가 충만합니다. (책을 여러번 덮었다 폈다를 반복했지요.) 짐작하셨겠지만 동성애 소설입니다.


지나칠 정도의 성적 묘사는 고사하고 왜 그렇게나 사람이 모인 곳이나, 공개적인 장소에서 섹스에 집착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성이라는 것이 배타적이기도 하고 일정부분은 은밀한 것인데 수영장 도서관이 묘사한 동성애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섹스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책의 중심 내용은 동성애자의 성생활이 아닙니다. 20세기 초 영국에서 동성애자가 받은 차별과 어려움을 다룹니다. 지금 영국은 동성애자들이 여러 가지 법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수영장 도서관이 그 과정을 보여줍니다.

동성애자가 낯선 것은 사실입니다. 동성애자들 설 곳이 없다는 어려움도 압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설 곳을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정 부분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디까지 허락할 수 있을 것인지 질문이 생깁니다. 인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락해야 하며, 인간의 쾌락 추구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 역시 사람의 지나친 욕심, 끝간데없는 욕심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수영장 도서관을 읽으며, 저의 생각은 소수자에 대한 압박, 소수자의 자유와 존엄을 넘어 인류의 욕심, 인간의 방종으로 치닫는 자유 추구로 시선이 쏠렸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수영장 도서관은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읽고 싶은 분들은 약간의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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