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테러
브래디 미카코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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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이 땅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21세기 대한민국은 여성이 살아가기 좋은 곳일까?

살기 좋은 곳이지만 여전히 여성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나라일까?


여자들의 테러를 읽으며 여성에 대해 여성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여성이라고 하면 부드럽고 섬세하고 온화한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이런 이미지가 진짜 여성다운 것일까요? 

아니면 여성다움을 강요받은 결과로 생긴 걸까요? 

(남성다움에 비해 여성다움은 아무래도 

더 부드럽고 포근하고 섬세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들의 테러는 여성 권리, 여성의 인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금 이정도로 살아가게 된 것이 그들의 수고와 헌신 때문임을 알게 합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성은 앞선 시대를 살아간 여성, 그것도 여성의 인권과 권리를 위해 몸 바쳐 투쟁한 여성의 피와 눈물의 열매를 받아먹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력투쟁으로 여성 참정권을 확보하는데 앞장선 에밀리 데이비슨은 여성이 얼마나 강인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아일랜드 부활절 봉기의 빼어난 저격수 마거릿 스키니더는 여성도 무력 봉기에 얼마든지 동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영화 박열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던 가네코 후미코는 오로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 여성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여성들의 용기와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확신에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무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여성의 존엄과 권리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시대에 사회적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자신을 던진 여성들 때문에 지금 우리 여성들이 이 정도로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를 만들어서 여성끼리 대동단결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여자라서 안 된다는 사회적 통념이나 편견에 대해 맞설 수 있어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리 천장에 금을 내다보면 언젠가 유리 천장에 무너지는 날이 오겠지요. 여자들의 테러는 성으로 차별하는 세상이 아닌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 존중 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땅을 사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용기 있게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책이 가진 독특한 부분, 다른 책과의 차별성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여자들의 테러에 등장한 세 명의 주인공 에밀리 데이비슨과 마거릿 스키니더와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가 절묘한 언어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시대를 살아간 세 여자의 이야기를 작가가 의도적으로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놓았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날 때면 그녀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화두를 던집니다. 그리고 다음 번 여자의 이야기를 그 화두로 시작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일종의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세 명의 여성이 각각의 시대와 장소에서 살았지만 마치 서로 얽히고설켜 있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는 흥미로움도 있습니다. 


여자들의 테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다음 시대를 살아갈 자녀를 두신 여성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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