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읽는 여덟 가지 복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깊이 읽음, 새롭게 읽음의 즐거움


"나 없이 다른 사람들만, 다른 사람들 없이 나만 잘 사는 삶은 없습니다. 긍휼히 여김을 받는 자는 고독하지 않고, 불쌍히 여기는 사람은 허무하지 않습니다."

저자를 좋아하고, 저자의 글을 즐겁게 읽은지 십수 년이 흐른 것 같습니다. 청년 시절에 전도사님께 저자의 얼굴이 표지로 실린 책을 선물 받았을 때는 그저 그랬습니다. 잘 읽히지 않았습니다. 30대 초반에 신학적 회심을 했고, 저는 그때부터 저자의 책을 사모았습니다. 저자가 사역하는 교회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음성설교를 다운로드하여 듣고 또 들었습니다. 너무 들어서였을까요. 아내는 설교 때 목소리와 톤이 바뀌었다고, 도대체 누구를 따라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기까지 했습니다.

저자의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사랑은 유명하다. 멀러와의 이야기도 많이 회자된다. 이 책에서도 이러한 저자의 17세기 사랑이 반영되어 있다. 분석하고, 깊이 파고든다. 하지만 경건과 하나님 사랑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뜨겁다. 설교를 듣는 듯하다. 책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어느 대목에서는 저자가 논지와 부합되는 찬송을 한 자락 부를 것만 같다.

저자의 책에 변화가 보인다. 에필로그에 시가 실렸다. 모두 붙여쓰기다. 그래서 더 들여다보게 된다. 책 중간중간에 저자가 찍은 사진이 고개를 내민다. 어떤 의미일까. 팔복의 내용과 관련지어 생각해 본다. 이지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의 조화가 좋다. 그림을 전문가처럼 그려내는 멀러와 비슷하달까. 솔직히 과거에는 저자의 탁월함에 기가 죽었다. 탁월한 원문 실력, 유려한 우리말 사용, 원서를 공부하여 풀어낸 분석 등은 큰 도전으로 다가왔다.  금번 책에는 여유가 느껴진다. 탁월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감사하다.

"우리 인생은 타인의 삶과 함께 직조되는 옷감과 같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가끔 자기 바깥에서 전개되어 갑니다. 나를 위해 살았는데 내 인생이 아니었다는 말도, 남 위해 살았는데 내 인생이었다는 말도 그래서 나옵니다."

팔복은 요약이다. 그래서 해설이 필요하다. 여러 팔복 해설서가 있지만 이 책은 팔복을 공부하거나, 설교하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참고해야 하리라. 저자가 이 책을 지금보다 젊을 때 내지 않아 감사하다. 이 책에는 노설교자의 인생이 담겨 있다. 진실함과 열의가 담겨 있다. 그리스도께서 인도한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