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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지만 하나님께 사랑받고 있습니다 - 신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치매
강현숙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2년 7월
평점 :
“치매지만 하나님께 사랑받고 있습니다”를 읽고
“우리는 교우 중에 누군가가 치매진단을 받으면, 더는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여전히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좋은 부부가 되기 위해 부부교육을 받고 또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부모교육을 받는 것처럼, 좋은 교회 그리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나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이기도 합니다.”(56쪽)
치매에 대한 좋은 책을 만났다. 친할머니가 치매로 세상을 떠나신 경험이 있지만, 치매에 대해서는 주워들은 정보가 전부다. 집에 들어오면 방에 홀로 계신 자그마한 할머니, 그리고 노인의 기저귀 냄새……어머니 역시 할머니셨지만 시어머니를 씻기고, 먹이고, 돌보셨다. 대화를 하셨다. 아들도, 손자도, 며느리도 알아보지 못했지만, 할머니는 그렇게 평안히 숨을 거두셨다. 마지막 눈은 아버지가 감겨주셨다. 퇴근한 아버지가 그러셨단다. “어머니, 수웅이 왔어요. 이제 눈 감으세요……”
치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런데 왜 공부하지 않을까? 막연히 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두려움 때문에 직면하기 싫은 것일까?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비참하고 슬픈 일이다. 본인에게도, 돌보는 가족에게도. 그런데 이 책을 완독하고 나서 더욱 제대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내 개인적인 상황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일주일에 일곱 번 교회당을 드나든다. 이들의 모임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고, 내 의무이다. 이들 중 몇몇이 예배에 참석하면, 이들을 돌보는 것이 내 일이다.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쓸고 닦고, 커피를 내리고, 냉난방을 해 드리면 된다. 하지만 교우로서 함께 신앙생활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재발하고, 넘어진다. 잦은 음주로 중추신경은 큰 손상을 입었다. 의문이 든다. 같이 갈 수 있을까? 직분자는 차치하고, 성도로서 같이 할 수 있을까? 일반인과 중독자가 같은 공동체에 속할 수 있을까? 의문이 가득한 내게 이 책이 뜻밖의 해결책이 되어 주었다. 교육을 받으면, 더불어 살 수 있다는 속 시원한 답을 내려주었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치매 가족을 둔 이들 뿐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감정은 에너지이기 때문에 표출하지 않으면 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압력밥솥처럼 폭발할 뿐입니다.”(90쪽)
이 책은 치매환자를 포함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 유익하다.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면 다양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데 큰 도움을 얻으리라. 기억을 잃어도, 성도를 잊지 않으시면 하나님이 계신다는 교리적 접근도 마음에 든다. 특별히 아직 건강한 젊은이들에게 추천한다. 준비는 언제나 좋은 일이다. 나는 청년 때 이런 배움을 전혀 갖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음 주일 추천도서는 이 책이다. 주보 4면에 자신 있게 추천하며 올리리라. 저자가 인용한 후지카와 신노스케의 시를 인용하며 마친다. 인용하며 타이핑하는 지금도 눈물이 나려 한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다.
치매 어르신들 속에서
조용히 앉아 나를 보는 어머니가
눈물 너머로 흐릿하게 보였다.
돌아가려고 하자
아무 것도 알 리 없는 어머니가
내 손을 꽉 잡았다.
내가 돌아가면
내가 나간 무거운 문 앞에 딱 들어붙어
언제까지나 그 문을 바라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