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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내 영혼의 힘
필립 켈러 지음, 전광규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22년 4월
평점 :
“그리스도, 내 영혼의 힘”을 읽고…….
“양과 목자”의 저자가 쓴 또 하나의 감동작
청년 시절에 필립 켈러가 쓴 “양과 목자”를 선물 받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다. 지금도 서재 어딘가에 꽂혀 있는 그 책의 저자는 실제로 양을 쳐 본 사람이었다. 목동만큼 시편 23편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어떤 설교에서보다도 그의 책에서 시편 23편과 예수님이 양과 목자 비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였다. 필립 켈러는 하나님의 사랑하는 성도였다. 더욱 내 마음을 끈 것은 그가 교역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신학자나 목사, 선교사가 아니다. 자신의 영역을 탄탄히 구축한 전문직에 종사한 그는 우리와 같은 성도이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예를 들어, 서비스 직원의 불친절함을 경험할 때의 감정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그의 고백은 실제적이고 신학적이다. 영문학자이자 교수, 시인과 소설가였던 C. S. 루이스가 기독교 변증에 관한 글을 신학자들보다 더 신선하게 써 낸 것처럼 말이다. 필립 켈러는 분명한 삼위일체적 신앙을 표현한다. 성부와 성자, 성령 하나님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 동시에 그는 매우 체험적이다. 새벽에 산을 오르면서 신음하는 만물을 마음에 품고, 전 세계의 빈곤과 아픔을 공유하며 눈물 흘려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성령님의 음성에 민감하게 마음을 열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를 위해 기도해준 경험이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필립 켈러는 전문적인 신학 교육을 받은 소위, 성직자 그룹의 사람이 아니지만, 그들보다 더 영적으로 보인다. 이것이 진짜 성도의 모습이 아닐까.
필립 켈러는 이 책에서 수도사적인 모습도 보여 준다. 그는 고요함을 계발할 것을 권한다. 산을 찾을 것을 조언한다. 모세의 시내산, 예수님의 변화산, 엘리야의 호렙산처럼, 우리에게도 이런 장소가 필요하다. 김교신과 박윤선의 글을 보면, 그들도 비슷한 고백을 했다. 그들은 산 가까이에 살기 원했고, 산에서 깊은 기도로 주님과 교제하기 원했다. 아! 고요히 기도하기 위해 산이나 기도원을 찾아본 마지막 기억이 언제였던가! 필립 켈러는 선지자처럼 현대 사회의 분주함을 경고한다. 우리 영혼의 힘은 바쁜 일상과 커다란 업적에서 나오지 않는다. 하나님 앞에서 머무는 고요한 시간이 우리 영혼에 힘을 더해 준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심령의 안식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잠잠해지는 것을 연습해보게 된다. 회복과 새롭게 됨, 충전을 바라면서도 여전히 분주하게 영상과 이미지를 들여다보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