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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수단 - 성도를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선물
폴 워셔 지음, 황영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20년 12월
평점 :
폴 워셔의 “은혜의 수단”을 읽고
“에둘러 말하지 않는 신앙의 도전”
폴 워셔의 신간을 보고 바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갔다. 미리보기를 열어보았다. 대박! 1챕터를 다 읽을 수 있었다. 10,000원이 채 되지 않는 100여 페이지의 책의 한 챕터를 공짜로 읽으니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그런데 너무 좋았다. 책으로 읽기 전, 내가 미리 읽어본 부분은 2장 전체였다. 감동이 있어서 소리를 내어 다시 한 번 읽으며 녹음까지 했다. 한 글자, 한 구절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2장은 타이핑도 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까지 한 적은 별로 없다. 내 스스로도 놀랐다. 그만큼 도전이 있었으니까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때의 가슴떨림은 기이한 경험이었다. 폴 워셔의 “은혜의 수단”은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2장 못지않게 도전적인 내용은 3장 “기도”였다. 저자는 우리가 기도를 멀리 하는 이유를 진단한다. “우리의 육신과 스스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고집스러움” 때문이라고...폴 워셔의 글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저자는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다. 직격탄을 날린다. 그래서 처음엔 좀 아프다. 하지만 고맙다. 사실을 일러 주었으니까. 문제를 정확히 지적해 주었으니까…….
“은혜의 수단”에서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점들 중 하나는 저자가 신앙고백을 종종 인용한다는 것이다. 폴 워셔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과 벤자민 키치의 침례교 요리문답을 활용하여 논지를 펼친다. 게다가 1689 런던침례교 신앙고백서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도 이용한다. 폴 워셔가 침례교 배경을 지닌 것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성경 하나로 충분하며, 인간의 문서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태도가 있을 법한데, 저자는 그렇지 않다.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좋다. 이번 기회에 자신이 속한 교파에 신앙고백이 있는지 살펴보시라. 거기에 은혜의 수단에 관한 항목이 있는지 찾아보면서 본서와 비교해보면 좋은 공부가 되리라 확신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오랜 시간동안 은혜의 수단으로 여겨졌던 성례, 즉 세례와 성찬의 분량이 너무 적다. 한 쪽이 채 되지 않는다. 뉘앙스도 약간 방어적이다. 성례의 시행으로 복음의 약속이 보다 더 충만하게 선언된다. 인(印)과 표로서의 성례에 대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이 책은 이미 첫 두 챕터에서 내 마음을 앗아가 버렸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책을 선물하고 나누려 한다. 가방에 넣고 다니거나, 손에 들고 다녀도 전혀 부담 없는 무게와 사이즈이다. 우리에겐 폴 워셔와 같은 작가가 필요하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핵심을 짚어주는 작가, 처음 들을 땐 좀 쓰라려도 이내 부드럽게 대안을 제시해주는 작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