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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예배다운 예배를 꿈꾸다
양명호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0년 11월
평점 :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나름대로 예배사역을 해 왔다고 생각했다. 관련 분야의 책도 섭렵했다고 자신했다. 그래서 교만했다. 본서와 같은 책은 전공자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것이기에 누가 보아도 배울 점이 있다. 하지만 책과 처음 마주 하던 내 마음자세는 그러하지 못했기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고백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잊지 말자. 그 어떤 가르침도 가벼이 여기지 말자.
본서를 탐독하며 요한계시록 4장에 대한 저자의 해석에 깜짝 놀랐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요한계시록 4장에서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는 찬양을 올려드린다. 그런데 그 찬양의 내용이 하나님의 속성과 창조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어떤 느낌이 없어도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인하여 예배해야 함을 이 본문에 근거하여 주장했는데, 이 주장이 내게는 더없이 신선했다. 나는 천상의 예배와 이 땅의 예배에는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 점이 내게 특별한 시사점을 주었다. 계시 자체에 근거하여 흔들림 없이 드려지는 찬양과 경배! 이러한 통찰력은 개인적인 예배에도 영향을 주었다. 실패와 슬픔과 혼동이 있을 때에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서 노래하고 선포하고 가르치리라! 고린도에서 복음전도할 때 여러 어려움을 당한 바울이 들은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사도행전 18:9)
이 책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2부이다. 현재의 예전을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것 말이다. 예배인도자 자신도 그 의미를 모르고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예배자는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수차례 공중예배 때 왜 앉고 일어서는지에 대해 성도들에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른다. 물어보면 대답을 잘 못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반복하리라. 예배신학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은 신앙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일이기에......
참회기도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 많이 공감했다. 참된 참회기도는 예배 전에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사실 옳다. 따라서 예배모임 때 드려지는 참회기도는 마땅히 감사기도와 함께 올려져야 할 것이다. 개척 후 교회실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주보를 살펴보던 실사위원이 예배 때 “참회기도와 죄사함의 선언”을 한다는 것을 보고는 천주교나고 핀잔을 준 적이 있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뭐라 대꾸하지 못한 것이 한심하다. 그러나 더 한심한 것은, 예배에 대한 고민 없이 예배 행위를 반복하는 나 자신이다. 본서는 그러한 고민을 깊고 진지하게 해 주었다. 참으로 감사하다. 예배의 전문가가 누가 있겠는가? 겸손히 자신의 하나님을 조우하는 진실한 예배자가 아니겠는가? 하나님이 친히 찾으시는 그 예배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