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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울을 사랑하는 30가지 이유
존 파이퍼 지음, 박대영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9월
평점 :
존 파이퍼의 “내가 바울을 사랑하는 30가지 이유”를 읽고
존 파이퍼는 많은 양의 글을 써 내는 작가이다. 한때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세상에 너무나 쓰레기와 같은 글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진리에 관한 글을 열심히, 부지런히 써내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억한다. 정말 그러하다. 파이퍼가 만든 “디자이어링갓”에는 본서를 비롯해 많은 책들을 무료로 내려 받고 열람할 수 있다. 실로 대단하다. 이러한 섬김으로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고, 격려를 받으며, 생명을 얻게 되기를 소망한다.
단지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너무나 많은 양의 글을 써내다 보니, 때로는 겹치는 내용들이 종종 발견된다는 점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기독교 희락주의”에 대한 내용과 그에 연관된 설명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파이퍼의 책을 1, 2권 읽는 이들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겠지만, 그의 책을 섭렵하는 이들에겐 자칫 스킵 하고픈 충동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보자. “반복”하면 로이드 존스이다. 로이드 존스는 즐겁게 핵심 교리를 반복하여 강조했다. 교육에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반복”아니던가?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요, 배운 것을 까먹는 데 천재적인 능력을 지녔다. 따라서 파이퍼의 반복을 즐겁게 받아들이자. 그는 신학박사이자, 저술가이지만, 일차적이며 기본적으로 목회자 아니었던가? 파이퍼 할아버지가 바울에 대해 논하면서 성경을 길게 인용하고, 앞에서 했던 이야기, 다른 책에서 했던 말을 반복한다 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자. 어른의 말을 들어 손해 본 일이 있었던가? 무엇보다 기독교 사역에 관계된 이들은, 33년 동안 사역을 지속해온 베테랑에게 마땅히 수업료를 지불하고 배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노장이 가리키는 바울, 그 사도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바울은 사랑과 존경의 대상이다. 다른 사람도 사랑과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경배와 찬양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시다. 이 책을 읽으며, 기억해야 할 것은 바울을 지나치게 성인처럼 여긴 나머지, 우리와 같이 허물을 지닌 인간임을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겠다. 바울이 만난 예수님을 우리도 만났으며, 그가 받은 은혜를 우리 역시 받아 누린다.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질문이 도출된다. 바울이 용서받고, 은혜 받아 변화되어 헌신한 만큼, 나도 그러한가? 내게는 변화가 있는가? 나는 진정으로 헌신되어 있는가? 이런 질문을 남기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좁은 길로 초대하시는 예수님의 명령을 따른 사도의 발자취를 조금씩 더듬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