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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80년대 학원간첩단사건에 연루되어 오랜 투옥생활을 하였던 황대권 씨다. 군사정권의 인권유린의 잔혹성을 새삼 느끼며 소름이 돋는다. 그저 옥중서간이나 식물 관찰일기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속에 뜻밖의 철학과 종교, 지식들이 꽉 채워져 있다.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내내 맘이 편치 않았던 이유도 단지 한 개인의 기호나 취미로 이 글이 씌여지지 않았음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억울한 투옥으로부터의 절규와 생존에 대한 몸부림이다. 야생초 - 쉽게 말해 '잡초'를 말한다. 저자는 잡초를 주제로 책 한권을 썼는데, 잡초에 관한 지식이 전무하다 싶은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잡초에 저자는 현실에서 무참히 뽑혀져 나간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다. 저자는 '잡초'(잡스러운 풀) 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철저히 인간중심적인 편협한 정의를 버리로 '야생초'라는 인간과 공생관계의 존재로 부르고 있다. 아무도 관심조차 갖지 않는 풀들을 보면 세상을 다시 보게 된다. 사진 못지 않은 야생초들의 그림과 설명이 새로운 지식을 준다. 사상의 바탕이 된 카톨릭과 도가철학 또한 엿볼수 있다. 환경주의자로서 현재의 인간중심적인 자연파괴에 대한 일침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읽혀진 책은 그만큼 공감할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저 자연에 호기심이 있든, 수필에 관심이 있든, 약초에 관심이 있든, 옥중생활에 관심이 있든, 유기농업에 관심이 있든, 정치에 관심이 있든, 생태주의에 관심이 있든, 젊은 학생에서 부터 노인들까지 폭넓게 읽혀질 수 있는 독자층이 두터운 책이다. 뜻밖의 수확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