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걱정은 하지 마 햇살그림책 (봄볕) 56
이영림 지음 / 봄볕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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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지를 열면 구급상자를 들고 청진기를 걸고 달려가는 아이가 나온다.





첫 장에는 아파서 오늘은 유치원 못 가겠네.’라고 쓰여 있다얼핏 보면 아이 스스로 자기가 아파서 유치원에 못 가겠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다음 장을 열면 얘기가 다르다. ‘엄마는 누워 있어내 걱정은 하지 마.’라니아이가 아니라 엄마가 아픈 거였다.




 

여기서부터 아이의 활약이 눈부시다,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고, 밥 비슷한(?) 것을 챙겨주고, 엄마가 좋아하는 커피도 살뜰히 준비해준다. 뜨거울까 봐 호호 불어서.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소풍 온 것처럼 거실을 숲으로 만들어주고, 아파도 양치를 하라며 엄마를 부추기고, 자기 인형을 몽땅 가져다가 엄마를 덮어준다. 아끼는 모든 것을 엄마에게 양보한 아이, 제 딴에는 큰 인심을 쓴 거다.



 

아이는 그렇게 유치원에 가는 걸 포기하고 저녁 6시가 넘도록 엄마 곁을 지키며 살뜰히 엄마 노릇을 해낸다. ‘내 걱정은 하지 말라. 엄마, 엄마, 엄마, 쉴 새 없이 엄마를 불렀던 아이. 습관처럼 또 엄마! 하고 불러놓고는 아니다! 됐어.’ 하며 스스로 찾고 판단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는 그새 한 뼘 더 자랐다.




 

드디어 약 기운이 돌았는지 맥 놓고 있던 엄마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인다. 조금 나아진 걸 알아차렸는지 아이가 엄마 손을 잡아끌고 창가로 간다. 이제야 엄마 품을 차지한 아이가 말한다. “하늘 좀 봐, 예쁘지? 우리 엄마만큼 예쁘다.” 그러면서 묻는다. “엄마 이제 안 아파?” 하고. 아이를 안고 앉은 엄마도 붉게 물든 노을을 보며 말한다. “. 이제 엄마 걱정은 하지 말고, 엄마랑 맛있는 거 먹자.”





집 안이 엉망이면 어떤가. 깔끔하게 차려진 밥상, 엄마와 아이가 곧 웃는 얼굴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먹을 테지.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라면 집 안이 엉망이 됐어도 마냥 행복할 것 같다. 참 흐뭇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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