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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
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6월
평점 :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
시간 속에 갇힌 타라는 결국 11월 18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시간선을 떠돈다. 자신이 이 날에 갇혔다는 걸 받아들이고, 순응하며 계속 이동하며 떠돈다. 그러다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그 날을 기점으로 타라의 18일은 계속 변한다. 18일 안에서 사계절을 찾아가며 계절을 수첩에 기록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방을 도둑맞고, 자신의 계절들이 기록된 수첩을 찾지 못하자 상실감에 빠져 있다 1권에서 선물로 샀던 동전을 다시 발견한다. 그리고 타라는 동전을 바라보며 자신의 상황이 고대의 그 찬란했던 옛 로마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멈춰버린 시간선이 이미 정지한 역사 속 로마의 한 장면과 유사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1권에서 사왔던 ‘그 동전’을 통해 로마의 역사를 탐구하게 되었고, 로마인들은 모든 것을 무언가 담을 수 있는 ‘용기’로 여겼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타라가 깨달은 사실을 보며 뭔가 신기했다. 외국어라서 다른 나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담을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내야 하는 ‘용기’가 우리나라에서는 동음이의어인데 타라가 둘 다를 느낀 게 아닐까 싶었다. 뭐든지 담을 수 있으면서도 힘낼 수 있는 용기. 타라도 나와 같은 걸 느껴서 18일 속에 갇혀 있으면서도 계속 무언가를 시도한 게 아닐까. 타라가 처한 상황이 뭔가 이방인이 되었을 때의 나를 떠올리게 해서 계속 타라를 응원하게 되었다. 말은 통하지만, 소외감과 고립감을 느껴서 이 시간을 버티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다른 곳으로 도피하려 했던 시간들. 타라도 18일에 갇혀 있으면서 자신의 상황을 끊임없이 토마스에게 말했지만 토마스에게 불안감만 증폭시킨다는 걸 깨닫고 토마스를 떠나 자신의 상황을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18일에 갇히지 않았다면 생각하지 않았을 18일에서의 가족이 보낸 일상, 타라가 여행하며 부유한 도시들에서 타라는 계속 이방인이며 끊임없이 소외된다. 그러나 타라가 로마의 역사에 대해 파고들게 된 것도, 사계절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 것도 결국 사람 덕분이었다. 결국 그 시간을 버티게 한 건 사람이었다.
타라의 이야기를 읽으며 최근에 봤던 뮤지컬 ‘더 라스트 맨’이 떠올랐다. 수많은 상처들로 인해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가진 채 다시 방공호를 벗어나려 하는 생존자처럼, 타라도 계속 18일을 부유하고 외로워하지만 회피하지 않고 자신과 닮은 역사를 발견하며 이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 타라도 그 힘든 시간을 버텼던 생존자처럼 자신과 닮은 이를 통해 혹은 스스로의 힘으로 18일이 아닌 다른 이들과 같은 시간선을 살아갈 수 있을까? 타라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이 책이 7부로 예정되어 있고 5부까지 출간되었다고 했는데, 3부~5부를 어서 은행나무에서 번역하여 출간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타라의 기록을 눈으로 좇아가며 열심히 책을 읽다 마지막에 반전이 담긴 문장으로 읽으며 소리질렀다. 2권의 마지막이 이렇게 끝났는데, 더 이상 새 책이 없다니 믿을 수 없어.. 어서 다음 이야기를 주세요. 그래서 타라와 그가 어떻게 될지 저도 함께 알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