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않고 삽니다 -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구독경제 소비생활
정희선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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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이제 면도기를 사기 위해 여러가지 검색을 거치지 않는다. 자취 중인 남동생은 더이상 물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서 끙끙대며 물을 나를 필요가 없다. 엄마는 이제 가는 모발을 위한 샴푸를 검색하지 않아도 당신만의 샴푸를 매달 받아볼 수 있다. 모두 #구독경제 덕분이다. 사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나만을 위해 완성된 것 같은 매달의 선물을 경험할 수 있는 구독 경제는 어느덧 소비의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누군가는 필요할 때 사면 되지,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자주 필요하면서도 매번 결정하기 귀찮은 소비재들을 편안하게 받아본 사람들은 절대 구독을 끊을 수 없게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커피 한잔부터 이제는 집까지 구독할 수 있는 시대, [사지않고 삽니다] 에서는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이것들이 우리 일상에 가져오는 변화를 그려냈다. 


이제 고객들은 선택을 귀찮아하고, 선택에 들어가는 자신의 수고를 덜고 싶어 한다. 


얼마 전, 샴푸바 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요컨데 우리가 흔히 쓰는 액체 샴푸는 고체 샴푸에 일부러 액체화를 시키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화학 성분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고, 플라스틱 통에 담게 되어 환경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발빠른 MZ세대 답게 샴푸바를 사려고 검색을 했더니 무슨 종류가 이렇게도 많은지. 선택을 하기도 전에 피곤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 순간들이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환경운동과 동물들의 권리, 비건 등 다양화된 가치관이 생겨나면서 이미 포화상태였던 제품들은 더욱 더 그 수를 늘려가고 있지 않던가. 나를 위한 제품을 찾기 위한 과정을 즐기던 때도 잠시,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잔뜩 사느니 조금씩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싶은 나는 단 한가지 생각만 떠올렸다. 



그래서, 뭘 사야 하는건데? 



이때 구독 경제는 아주 간편한 제안을 한다. 선택은 저희가 해드릴테니까요, 써보기만 하세요! 


최근 구독 모델의 큰 흐름 중 하나는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서 제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이다.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것이 아닌 '전문가의 안목으로 골라주는 추천'이라는 서비스가 사업의 핵심 가치이다. 


샴푸바를 구매하겠다는 나의 선택은 결코 단순한 결정이 아니다. 수만가지의 선택지가 가능한 물질 포화 상태의 경제에서 소비는 더이상 단순한 제품의 구매가 아닌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잣대가 되곤 한다. '엘라스틴 했어요~'라는 그저 향기 좋은 샴푸가 아닌, 환경을 생각하는 나로서의 가치, 그리고 천편일률적으로 소비되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 대형 제조사의 소비재 보다는 작더라도 비오틴 함량이 더 많은 샴푸바를 구매함으로서 하나의 샴푸에서마저도 나를 위한 소비라는 가치관을 찾겠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그리고 많은 구독 경제 기업들이 이러한 사람들의 취향을 간파한다. 남이 쓰는 걸 똑같이 쓰기 싫어하는, 그렇지만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기엔 시간이 없는 현대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기업들. [사지않고 삽니다] 에서는 이런 것도 구독을 할 수 있다고? 싶은 산업군에까지 진출한 구독 경제 모델들을 만나보며 MZ세대의 소비 패턴에 대한 이해는 물론 그 안에 숨어있는 마케팅과 경제의 작은 변화들까지 만나볼 수 있다. 


구독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사지않고 삽니다] 에서는 사업자는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비자는 현명한 소비를 기획할 수 있을 것 이다. 특히 소비자로서 느꼈던 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나라는 존재의 개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고급 시계를 구독하는 서비스를 통해서 위험비용을 절감하면서 스스로의 취향을 알아갈 수도 있고, 술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술 구독 서비스를 통해 좀 더 품격있고 다양한 주종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취미 활동을 견고하게 만들 수도 있다. 구독경제는 스스로에게 적합한 제품을 알아가는 과정인 동시에 나의 취향의 파이를 넓히는 역할로도 작용할 수 있으니, 그 동안 약간은 아깝게 느껴졌던 구독 비용을 새로 바라보는 시각도 얻음과 동시에 다양한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고객과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맺어가려면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계속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고객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획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구독 경제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두번째 매력은 그 과정에서 나의 취향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소비의 순간에는 나의 경제적 파이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하여 "자동차"라는 소비재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차 구독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난생처음 "차"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엔 그저 "깨어 있기 위해"마시던 커피에 대해서도, 구독을 하게 된다면 어떤 취향을 선택해야 할까? 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 무의식중에 마시던 커피에서도 나의 개성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지금은 물건이 아닌 경험에서 더 큰 만족감을 얻는 시대다.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제 물건이 아닌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은 소유한 물건이 아닌 경험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향이 짙다. 


소비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21세기이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 능력에 대한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고 느끼곤 했었다면 구독 경제를 통해 자신의 파이를 보다 저렴한 가격을 통해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남으로써 나의 시야를 넓히고,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지 않고 삽니다]는 쉽고 재미있는 설명과 다양한 예시를 통해 부담없는 경제에 대한 접근을 함께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확립하고 싶다면, 한번쯤은 구독하기를 눌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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