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 넘치는 생각 때문에 삶이 피곤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머릿속이 터질 것 같은 당신을 위한 심리처방


-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랭


어렸을 때엔 그저 상상력이 풍부한 줄 알았고, 20대의 초반에서는 그저 욕심이 많으니 계획 거리가 많다고 치부했더랬다. 생각이 많아져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은 아마 작년쯤 이었을 것이다. 내 일을 시작하고, 모든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상의 반복에서 문득 내 뇌가 단 일분도 쉬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미드 <빅뱅이론>에서는 쉘든이 아무렇지 않게 두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는게 왜 불가능하냐고 묻는 대사가 있다. 물리학 천재로 나오는 쉘든에 나를 빗댈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럼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복잡하게 머리를 어지럽히지 않고 하루를 보낸단 말이야?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 이후로는 이따금 의도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비워내는 시간을 가지곤 했지만 삶의 속도가 빨라지는 어느 시점에서는 어김없이 터져나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 생각을 안한다. " 라는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은, 넘치는 생각으로 그러지 않고 싶은데도 예민을 떨게 되는 누군가를 #크리스텔프티콜랭 은 조금 색다른 해석을 제시했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서 그녀가 소개하는 #정신적과잉 인을 만나보자.




1장 - 예민하게 굴지 마. 금방 지나가!!


흔히 "예민하다" 라고 한다. 작은 변화를 빨리 알아차리고, 별것 아닌 말도 흘려듣지 않으며 가끔은 귀에 들리는 날카로운 쇳소리에 신경이 곤두서는 이들을 칭하는 말, "예민". 크리스텔 프티콜랭은 어떤 이라면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하지만 한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눈물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이 공감되는 사례들을 통해 #감정과잉인 의 특성을 보여준다. 예민하다 라는 단어에 묘하게 숨어있는 부정적인 뉘앙스 덕분에 생각이 많은 이들은 둥글어 지기 위해 자꾸 자신을 채찍질 하곤 했을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텔은 예민한 이들을 만나며 이들이 가지는 특별한 능력을 발견한다. "감정과잉인" 으로 표현되는 사람들은 일반인과 다르게 #우뇌지배적 인 성향을 띈다. 그들은 "금빛 게으른 울음"과 같은 공감각적인 표현을 실제로 느끼며 누군가의 걸음걸이 소리만 듣고도 성격을 유추한다. 혹시 앞에 "일반인"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눈치 챘는지? 크리스텔은 그러한 특징을 가진 예민쟁이 감정 과잉인들을 "천재"라고 표현한다.



이들은 이렇게 일상을 살아간다.


정보의 포화 상태로, 별의별 것을 다 기억하면서,


그 정보를 통해 나머지 부분까지 예측하고


내다보려고 애쓰면서,


오만가지 의문을 떠올리고


잔뜩 긴장하고 경계하면서.




2장 - 너무 많이 이해하느라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들


감정 과잉인들은 스스로를 숨기며 살아간다. 과한 배려에 빈축도 사고, 퍼준 사랑을 되돌려 받지 못해 실망도 자주 하면서 왜 나는 남들과 같을 수 없는지, 왜 그들은 나처럼 생각해줄 수 없는지를 괴로워한다. 저자는 정신적 과잉인들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며 심사숙고의 결정을 내리면서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보다는 조금 더 사랑받을 수 있는 쪽을 택한다고 말한다. 오해는 말길. 그녀는 이러한 과정은 정신적 과잉인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저 생각이 많은 이들의 한가지 특성일 뿐, 그저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이것을 고쳐야하는 문제로 볼 것 까지는 없다고 덧붙인다.



이해받지 못하고 거부당할까 봐 제 모습 그대로 살아가지도 못하면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허무감과 사기꾼이 된 듯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자기가 설 자리는 없는 것 같고


모두들 자신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추천사에서도 볼 수 있는, 프티콜랭이 지금껏 만나온 독자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이상하고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줘서 감사합니다." 라는 슬픈 감사가 그것이다. 둥글지 못한 것이 죄처럼 느껴지고, 괜한 배려라는 걸 이제는 알면서도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길래 하는 의문을 늘 품고 살았던 때도 있었다. 심지어 가끔은 그럴만한 그릇도 되지 않으면서 욕심만 많아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를 책망하던 순간도 있었다. 2021년의 목표중의 하나가 그만 생각하기 일 정도로 포화 상태의 머리를 끌어안은 나에게 프티콜랭의 다정한 조언들은 세상이 "예민"으로 묶어놓은 목줄을 풀어버리기에 충분했다.




3장 - 세상과 잘 지내기에 앞서,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1장과 2장에서는 감정적 과잉인의 특징과 이들이 보통 사람이 가득한 세상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마 여기에서 끝을 맺었다면 이 책은 "좋은" 위로 를 담은 책으로 책장에 처박혔을 것이다. 예민한건 특별한거야, 잘 살아보자, 라는 위로를 받고 세상에 나간 뒤 또다시 얻어 터지고 들어와 아무래도 둥글둥글한게 좋기는 하겠어 라는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서는 위로 이상의 실질적인 방향을 함께 얻을 수 있다. 넘치는 생각을 조금 더 나를 위해 쓰는 법,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줏대를 세워 세상과 함께 자라는 법. 감정 조절부터 신체적 분출까지, 포화 상태인 머리를 효과적으로 잘 이용해 나가는 법들이 3장에 담겨있다.


예민함은 타고난 성격도 맞지만,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혼자의 시간이 부쩍 많아진 작년과 오늘, 코로나 블루는 어느덧 사회적 현상이 되어 버렸다. 평생을 끊임없는 생각 속에서 때로는 앞서 나가기도 가끔은 어림 짐작하며 선을 넘기도 했던 나에게는 더욱 더 지치는 시간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살아가야 하니까, 넘치는 생각도 흐름만 잘 잡아준다면 감히 대단한 강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올해의 목표랍시고 적어둔 "생각 그만하기"는 과감한 수정을 해야겠다.


생각 그만하기


>감정적 과잉을 바르게 발전시키기



당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당신은 세상에 둘도 없고,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 완벽하다.


아이디어가 들끓고, 생명력이 넘치고, 기쁨으로 번득이고 사랑으로 톡톡튀는 근사한 뇌를 가진 당신.


자, 인생은 참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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