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피는 기술 - 정신과 전문의 신재현 원장의 불안한 내면을 잡아줄 확실한 조언
신재현 지음 / 부크럼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불안한 내면을 잡아주는 단 하나의 방안


 <나를 살피는 기술>- 신재현 지음




사람과의 관계는 늘 어렵다. 사랑과 애정이 묻은 관계라면 더욱 그렇다. 연락이 조금 늦어지는 걸로도 서운함이 몰려오고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의 파도가 일렁거린다. 하루를 망치는 건 차라리 나은 처사, 관계까지 망가뜨려버리고 되돌아보면 결국 작은 치기 때문에 모든 걸 그르쳤다는 생각에 울적함이 더해지기도 한다. 남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건 늘 쉬운 일이다.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신저를 올려보고, 대화를 곱씹어보며 작은 에러들을 발견하고 그걸 고쳐나가면서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는 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증거가 되겠다. 이렇듯 사회적 동물로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는 우리이지만 가장 자신을 상처주기 쉬운 단 한사람을 잊기 쉽다. 바로 나 자신이다. 돌아보면 관계를 망치고 나를 상처준 것은 모두 나 였다. 잘못된 줄 알면서 받아준 그 행동들을 허용한 것도 나요, 별것도 아닌 일에 불같이 화를 내면서 돌아서 눈물을 흘리며 나를 괴롭힌 것도 결국 나다. 정신과 전문의 신재현 원장은 진정한 관계의 진전을 위해서는 #나를살피는기술 을 터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겹도록 들었던 #자존감 , 나는 아닐 거라고 넘겨 짚었던 #불안장애 와 #공황장애 . 모든 소셜 미디어에서 떠들어대는 #인싸 와 #아싸 까지, 전문의가 말해주는 나를 위한 선택들이 담겼다. 마음의 쉼을 주기 위한 매일의 처방, <나를 살피는 기술>이다. 


경험많은 서퍼는 결코 파도와 싸우지 않는다. 


그저 파도에 순응하며 파도를 탈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이 인식되는 순간 기세좋은 파도가 부서져,


거품으로 변화하는 것을 상상하며 기다리는 여유일지도 모르겠다.


자존감이 세간의 화두로 떠오른지도 꽤 되었다. 무조건 나를 사랑해라, 용서해라, 그저 받아들이고 더욱 더 사랑하라는 막연한 말들을 들으며 무한정 거울 속의 나에게 웃어보여도 마음 한 구석의 응어리는 여전한 듯 했다. 남과의 관계는 둘째로 치자. 저자는 당장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며, 가장 어두웠고 무서웠던. 그래서 지금 다시 겪을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조차 배제하고 싶었던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라고 말한다. 무엇이 자꾸 나를 불안하게 하는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과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위한 여유의 순간을 잠식시키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진짜 나를 살피는 첫번째 걸음이라는 것이다. 


 부쩍 잠 못이루는 밤이 많아졌다는 걸 알면서도, 카페인 탓으로 치부했던 요 몇일이 떠올랐다. 결국 나는 내가 괴롭히고, 그 해결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해야 했던 것이다. 다정한 말로 건네주는 듯한 신재현 원장의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자꾸만 눈물이 울컥 올라오곤 했다. 나는 얼마나 나를 방치해왔던가.


마음이 불안정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5가지



1. 억지로 자신을 칭찬하려 하지 마라.


2. 눈앞의 장애물에 연연하지 말자.


- 삶의 맥락과 방향을 점검해보기


3. 소셜미디어에서 로그아웃하기


4. 굳이 안 좋은 일을 곱씹지 않기


5. 당장의 불편함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기


삶은 계속되고, 상처는 덧입혀진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 만이 최선인 양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그자리에 머무르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자꾸 나를 되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보살피는 기술을 통한다면 결국 나로 인해 내가 변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와의 관계 또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꾸 상대방의 표정을 살피느라 하루에도 열두번 마음이 철렁했던 당신, 정말 그 사람의 표정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었을까?


사실, 우리가 상대의 모습에서 추출할 수 있는 의미들은 다분히 사회 문화적인 영향 하에 있을 뿐이다. 그리고, 원초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는 방법또한 사람마다 제각각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상대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나를 살피지 않고 남을 돌보느라 24시간이 모자르던 순간들에 저지르던 과오들을 이제부터라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늦은 밤 괜한 걱정으로 잠못이루느라 마주했던 새벽의 우울을 줄일 수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시간은 쉼 없이 달려간다. 나만 멈춰있는 것 같은데 휙 휙 바뀌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를 살필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게 더 합당한 것 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자꾸 나를 놓치다 보면 나의 삶에서 주인공은 사라지게 되고, 풍경만 남게 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직장인의 87퍼센트가 경험한다는 퇴근 후 번아웃 증세는, 지나친 업무 탓일까 주객이 전도되어 버려 업무에 모든 것을 바친 이후 남은 허탈감일까. 물론 두가지 모두가 함께 들이닥친 탓이겠지만, <나를 살피는 기술>을 통해 조금 더 건강하게 나를 보살필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알아간다면 퇴근 후의 소중한 시간을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듯 하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기술을 익히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사람은 어디까지나 자기의 관성대로 살아가기 마련이니까.


자신이 어떤 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내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내가 대처하는 방식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심사숙고 해야 한다.


늘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게 미덕처럼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 요즘에는 채찍질과 자존감의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게 된다. 갈지자를 그리며 혼란을 그리는 마음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은 또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모든 것이 길을 잃은 것 같은 요즘, 나 자신을 돌보는 데에도 소홀해져 아픈 지도 모르고 또다른 하루를 여는 우리에게 <나를 살피는 기술>은 다정한 손길을 건네며 위로의 말을 전하는 듯 하다. 그러니 오늘도 지친 하루의 마지막에 웅크린 나에게 건네는 단 한가지의 소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