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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초대장 - 죽음이 가르쳐 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프랭크 오스타세스키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0년 3월
평점 :
서평
나와의 올바른 이별 준비
다섯 개의 초대장
프랭크 오스타세스키
모든 것들은 끝을 말한다. 영원할 줄 알았던 20대도, 빛이라고는 없는 것 같았던 우울도. 몇 달을 끌며 생활을 단조롭게 만들었던 이 상황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모든 것들에 이별을 고하는 삶, 이별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은 요즘 과연 나와의 이별을 생각해 본 적은 있었던지 궁금해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더 나은 마지막을 위한 오늘을 연구했던 프랭크 오스타세스키의 책을 통해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죽음을 앞둔 이들은 많은 것을 후회하고, 깨닫는다. 수많은 이들의 죽음을 함께 하며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저자는 그 순간 많은 이들이 느낀, 어쩌면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는 교훈들을 통해 더 나은 오늘을 위한 조언들을 완성했다. 프랭크 오스타세스키는 죽음에 이르러 느낀 모든 것들을 , 만약 지금 느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비단 죽음 직전이 아니더라도 당장 나 자신의 끝을 향해 방향을 트는 것 만으로도 말이다.
죽음은 성장의 시간이자 커다란 변화의 과정이다.
죽음은 인간성의 가장 깊은 차원으로 우리를 열어 준다.
죽음은 지금 여기 함게 있다는 존재감,
우리 자신과 모든 살아 있는 것과의 내밀한 친밀함을 일깨워 준다.
p.41 <다섯개의 편지>
누구나, 어디에서나, 언제나 죽음과 끝을 목격할 수 있다. 어떤 이의 마지막을 지켜보면서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막상 나의 끝을 예상하는 것은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술을 마시면서 간암으로 사망할 확률을 걱정하곤 하지만, 마지막에 어떻게 죽어갈 것인지 그래서 얼마나 후회할 것인지를 상상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것 처럼.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시간에 끌려다니고,
순간순간 무의식적으로 이리저리 굴러다니면 나는 생각의 포로가 된다.
내가 직접 지은 감옥 안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는 단지 그 문을 열겠다는 결심이나 선택을 하기만 하면 되는데, 실상 그 감옥 문이 잠겨 있지 않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고등학교 시절, 언제나 위 만을 위했다. 1부터 시작해서 500에 이르기 까지, 단순히 더 적은 숫자를 받기 위해 살았건만 막상 정신을 차려보니 손 안에 남은 것은 진하게 맺힌 손톱자국뿐이다. 빛나는 10대, 인생의 길가에 피어있는 꽃 한 송이, 푸릇하게 자라나는 새싹 하나도 보지 못하고 오직 더 높이 오르기 위했건만 마지막에 느낀 것은 어쩌면 나는 단순히 위를 향해 점을 찍는게 아니라 수평을 지키며 그 수위를 높여가야 했던 건 아닐까 라는 허탈함이었다. 인생 또한 그렇지 않을까? 너무 높은 곳을 위해 성냥개비를 쌓기 보다는, 끝을 인식하고 나를 차오르게 하는 것들에 집중하며 깊은 바다를 만들 수 있기를. 저자는 간절히 말하는 듯 하다.
연약함의 상태로 들어가면 몸의 쾌락과 고통을 경험하고,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알아차리는 데 세심해진다.
이 전부를 느끼거나 고통의 뿌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곧 우리가 탄탄히 쌓아 올린 자아의 존재를 믿는 것이다.
하지만 기꺼이 연약해질 수 있는 능력은 모든 차원의 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p.421 <다섯개의 편지>
덧없음을 강조한 불교를 통해 죽음이란 성장의 최종 단계라는 것을 깨닫고 공부한 저자는 스스로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진정한 삶을 위해, 우리 스스로가 준비해야 하는 다섯가지의 방법을 전한다.
1. 죽음의 순간까지 기다리지 말라
2. 세상 무엇이든 널리 환영하고 아무것도 밀어내지 말라
3. 오롯이 온전한 자아로 경험에 부딪혀라
4. 어떤 상황 속에서도 평온한 휴식의 자리를 찾으라
5. 알지 못함. 초심자의 그 열린 마음을 기르라
두렵고 피하고 싶었던, 때로는 오히려 빨리 마주하고 싶었던 마지막의 순간을 위한 조언은 현실의 상황과 부딪히며 마음의 울림을 주는 조언으로 다가온다. 완벽한 순간을 위해 자꾸만 미루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던 인생에서 놓쳐온 수많은 기회, 작고 보잘것 없는 나의 그릇이라는 핑계로 밀어내고 상처줬던 그 무수한 관계까지 결국 끝으로 치닫을 삶에서 진정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모두가 성장을 외치는 세상에서 과연 우리는 끝을 생각할까? 끝을 떠올리는 순간 이 모든 것이 결국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괴로움과 벌써부터 밀려오는 후회에 기껏 쥐고 있던 것도 놓쳐버렸던 듯 하다. <다섯개의 편지>에서 만나는 죽음은 그저 끝이 아닌 완성으로 보인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시험은 우울하기만 하듯, 마지막을 생각하지 않는 삶 또한 그렇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진정한 오늘을 위해 내가 마주해야 하는 것들을 떠올릴 수 있는 밤을 <다섯개의 편지>가 함께 한다.
우리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우리는 더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