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피뉴이어 에디션) - 오래오래 좋아하기 위해 자기만의 방
한수희 지음, 서평화 그림 / 휴머니스트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그만큼의 선에서.


 

자꾸 욕심을 냅니다. 지금 글을 적으면서도 수십번 문장을 지우고 비슷한 문장을 반복합니다. 이미 훌륭한 서평을 적으신 다른 블로거님들의 창을 몰래 염탐하고, 괜히 내가 글들 중에 맘에 들었던 글들도 훔쳐 읽고, 그러다보니 자정은 다가왔네요. 그저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해봅니다. 아마 한수희 작가님의 글은 자기 자신을 그리는 글이어서 분의 글을 읽고 나면 자신에 대해 쓰고 싶은 욕심이 앞서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교롭게도 블로그를 시작한 카테고리의 글은 한수희 작가님의 <온전히 나답게> 읽은 뒤의 감상입니다. 읽어보니 23살의 우울했던 감정에 사는거 그렇지, 라고 말하던 작가님의 위로가 다시금 선연히 와닿는 밤중입니다. 글이야 안써질 수도 있고요, 좋은 일은 나중에 오는 법입니다



나는 자만과 자괴 사이를 정신없이 오갔다. 그러느라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오랫동안 끈기를 가지고 어떤 것을 성취할 짬이 없었다. 물론 재능도 없었다.




작가님의 '' 대해서 쓰는 글은 우리가 어떤 순간들에 ''라는 존재에 대해서 배워가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내가 어떤 사람이 아닌지 대해서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대해서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어서 그런지 자꾸 너무나도 솔직하게 자기 자신이 너무 커다랗고,발은 조금 크신 같기는 하지만요.. 일없는 아줌마라는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면 괜시리 웃음도 나고 아닌데, 하는 어깃장도 놓아봅니다. 나는 커다랗고 느긋한 아주머니가 , 손에 빼라 하는 무심한 조언같은 글들이 마음에 남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1, 2, 10년씩 모여 지금의 우리를 만든 같다. 10 전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다른 사람일 리는 없을 것이다.  ... 하지만 기차가 철로를 변경하는 처럼 우리는 조금씩 방향을 틀어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중요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시간이었다.그건 확실하다.



 일이 안풀리고 갑갑할 때면 무리를 해서 무언가를 궁리하고 일을 꾸미는데에만 집중하느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속상한 마음입니다. 얼마 , 우연하게 발견한 학회 참가 증명서를 발견하고 이런 언제 했었나 하는 마음에 한참을 의아했습니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 기억에 남기지도 않고 꾸역 꾸역 집어삼키기만 것은 아닐런지요. <온전히 나답게> 읽으며 살길이 구만리나 남은 20대에 도대체 하라는 거야 투덜거리던 저는 아직도 손에 힘을 빼는 조차 모르고 삽니다. 무리하지 않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조금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그걸 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지금입니다



나는 있을 같을 , 바퀴 정도는 뛰어도 같을 멈춘다. ...나는 최고의 마라토너가 되려는 것이 아니니까. 그저 오래오래, 혼자서. 조금씩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니까.



#북큐레이션날

'열심히' 하는 것과 '무리하지 않는' 것의 사이에서 공연한 회전문을 돌고 계시지는 않은가요? 가끔은 내가 무엇을 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지, 몇시에 일어나면 기분이 제일 좋은지. 단순히 나이들고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게 되어 입는 내복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옷을 챙겨 입고 무슨 생각으로 사랑하는 이를 쓰다듬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깨에 자꾸 힘이 들어가고 의자만 보면 앉아서 몇시간이고 하늘만 바라보고 싶은 당신에게 필요한 만큼 허락된 숨쉴 . 그만큼의 행운, 같은 책을 권합니다. 세상의 속도에 나의 속도를 맞추지 않고, 봄이 오면 겨울이 오는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연스러움이 필요한 나와 우리를 위해서.


중요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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