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정한 지옥
김인정 지음 / 아작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정한 지옥이라, 두 단어가 함께 쓰일 수 있는 단어인가? 하는 의문은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의 성격을 알고서 금방 사라졌다.
실패가 예정된 사랑, 통칭 '망한 사랑'. 서로를 다치게 할 걸 알면서도, 인생이 지옥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뿌리칠 수 없는 마음.
사실 망한 사랑이 내 취향은 아니다. 자고로 로맨스란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하잖아? 이 주장은 아주 확고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인간을 사랑한 꽃 신선 / 강 하나를 두고 만나지 못하는 벗 / 예지몽을 꾸는 국통과 충당주 / 혼인을 앞둔 아씨를 연모하는 스님 / 아버지의 원수를 스승으로 모시는 여자 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총 8편의
망한 사랑 단편이 수록되어있다.
한 편, 한 편을 읽으면서 감탄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놀랐다. 와, 나 망한 사랑도 좋아하는구나.
그냥 망한 사랑도 아니고 무려 동양풍 망한 사랑이다. 장르도 흥미롭고 소재도 신선하다. 생소한 어휘가 한 페이지에 826134개 정도 있었지만 독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후반에 가서는 내가 망한 사랑을 좋아하는 건지, 동양풍 소재를 좋아하는 건지, 이 작가님의 문체를 좋아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는데 세 가지가 합쳐져서 최고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상처입고 상처입혀도, 기꺼이 다정한 지옥에 걸어들어가는 이들을 동경하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