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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의 해상도
전언호 외 지음 / 유인도 / 2026년 1월
평점 :

❝ 나는 당신을 사랑하여 무엇이라도 해낼 것 같았으므로
아직 당신을 사랑하여 무엇도 간직하지 못하겠습니다 ❞
- 서정의 해상도, 36p. 혹은, 보관도시 안내서 뒷장.
'서정의 해상도'는 추상적 개념인 사랑을 보다 선명하게, 서정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사람이 있는 섬, 유인도. 출판사와 같은 이름의 섬이 이 책의 주요 세계관이다.
사랑했던 사람, 소중했던 사람. 과거로 남아버린 그 감정과 기억은 차마 버릴 수도 없고 기어이 간직하기도 쉽지 않다.
네 명의 작가가 쓴 네 개의 에피소드. 다른 이야기 속 비슷한 상황을 마주한 네 사람이 같은 목적을 위해 각자 유인도로 가기 위한 바다 열차를 타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사랑이라는 기억을 놓아버리지 않기 위해, 영원히 보관해두기 위해.
시리즈가 아닌 앤솔로지 형식인데 이렇게 세계관이 구축된 소설이라니.
유인도, 보관도시라는 세계관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선명하게 풀릴지 기대가 된다.
읽는 데 쉽지만은 않았지만, 책장이 멈춰있는 만큼, 문장에 시선이 머무른 만큼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었다.
서정의 해상도는 海上度일까, 解像度일까.
점점 상승하거나 선명해지거나.
어느 쪽이든 높아지기를 기대하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