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권리 - 이유 없이 상처받지 않는 삶
일레인 N. 아론 지음, 고빛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 리뷰] 사랑받을 권리_이유없이 상처받지 않는 삶

 

사랑받을 권리, 일레인 N. 아론 지음, 고빛샘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우리에겐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 반복되는 관계의 상처로 지친 이들에게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찾아주는 심리 수업

 

<사랑받을 권리>는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전에 먼저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데, 그 누가 나보다도 더 나를 사랑해주겠는가.

 

이 책은 시작하기에 앞서, 나 자신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스스로 체크 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체크 목록을 읽어 나가면서, 나는 내가 쓴 목록인가 싶을 만큼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들이 꽤나 많다는 것에 놀랐다. 그만큼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 체크 목록에 표시를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나를 막 대하고 있었구나.. 스스로 깨닫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순위 매기기 VS 관계 맺기

가장 먼저 순위 매기기와 관계 맺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말 그대로, 순위매기기 보다는 관계 맺기가 좀 더 인간적이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요즘 같은 팍팍한 사회에서, 순위매기기와 관계 맺기의 비율을 따져 본다면.. 압도적으로 순위매기기가 이기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새로 형성하고, 유지하기 보다는 이전에 형성했던 관계만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이마저도 열심히 하진 않는다. 대부분 순위매기기의 일상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우리는 관계 맺기보다는 순위매기기에 보다 혈안이 되어서 살아온 것일까?

 

진짜 내 모습을 가리는 여섯 가지 방해물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여섯 가지 방해물, 즉 여섯 가지 방어기제들을, 최소화하기, 외부요인 탓하기, 경쟁에서 빠지기, 과도하게 성취하기, 부풀리기, 투사하기로 나눈다. 이 여섯 가지 방어기제들을 읽어 나가면서, 과연 내가 이 여섯 가지들 중에서 해보지 않은 것이 있다고 물어본다면.. ‘아니오.’라고 대답하긴 어려울 거 같다고 느꼈다.

가장 공감이 갔던 방어기제는, ‘과도하게 성취하기였다. 어렸을 때부터 칭찬에 목말랐다. 왜 그랬는지는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이쁨을 독차지 하고 싶었나 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항상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남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으려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으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도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하기보다는, 이 사람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항상 생각하면서 그에 맞게 행동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렇게 남의 시선을 생각하다 보니, 막상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은 없었던 거 같다. 또 누군가를 대할 때, 사람과 사람으로서보다는 나의 꾸며진, 가식적인, 피상적인 모습만 보고 좋아해주길 원했던 거 같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상대방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 나갔다.

물론 지금은 꾸미지 않은 나의 못난 모습들도 편견 없이 봐주는 존재가 있기에, 이전에 비하면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다. 굳이 내 모습을 바꾸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내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데 좋은 영향을 끼쳤다. 내가 대단하다고 느끼고 멋지다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나에게도 대단하다고, 멋지다고 이야기를 해주니 그런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사실 정서적으로 완벽하게 100% 안정된 사람은 사실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상처 받았던 기억, 트라우마가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아마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고, 트라우마라고 할 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상처받았던 기억, 나도 모르게 움츠려졌던 기억, 상처받을 까봐 무서웠던 기억을 다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이 생길 때 마다 떠올려지거나 나도 모르게 작아지곤 했을 것이다.

심리 관련해서 공부하신 선생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다. 학부생 시절에 시험 문제가 자신의 어렸을 적 트라우마를 통해 자신의 정신병에 대해서 서술하시오”(기억은 안 나지만 대략적으로 이런 내용이었다.) 아마 정신병이라고 하면 한국 사람들 특성상 기겁을 하며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정신적인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하나씩은 그런 문제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의 크기가 얼만한지에 따라서 상담을 받을지, 약을 먹을지 결정하긴 하겠지만, 누구나 앓고 있을 만한 감기 같은 문제이다.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그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뭐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보호자-학대자: 내 안의 또 다른 나

내 안의 또 다른 나, 자아에게 말을 걸고, 위로를 해주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매우 어려운 이야기이다. 읽으면서도 사실 내가 해보진 않을 거 같군.. 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계속 읽으면 읽을수록 내 안의 자아에게 말을 건다는 것, 나와 내 안의 다른 자아를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본다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는 가끔 나와 가장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막 대한다. 특히 우리 자신을 막 대한다. 사실 남에게 막 대하라고 하라면 그렇게까지 막 대하진 못할 거 같다. 그만큼 우리는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고 스스로를 억압한다. “넌 그것밖에 못해” “왜 이렇게 할 줄 아는 게 없니” “넌 루저야와 같은 말을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을 나 자신에게는 서슴없이 하게 된다.

이전에 “MY MAD FAT DIARY”라는 영국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여기에서도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자존감이 낮은 주인공은 상담사와 상담을 하는 도중에, 자신의 싫은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고, 상담사는 쇼파에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이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소녀에게 방금 주인공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뚱뚱하다고, 못생겼다고, 골칫거리라고, 무가치하고 쓸모없다라고 해보라고 한다. 주인공은 이를 거부한다. 그렇게 심한 말들을 자신에게는 매일 퍼붓던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였을 때는 사실 머리를 쾅 얻어맞은 듯 했다. 우리는 지금껏 남에게도 하지 못할 폭언들을, 무시하는 말들을, 비하하는 말들을 우리 자신에게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반성하게 되었다.

 

꿈에 대한 이야기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충분히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인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트라우마라고 할 만한 이야기들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 사소한 계기로 인해서도 방어기제가 나타날 수 있다. 아니면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전의 일로 인해, 내면의 보호자-학대자가 있을 수도 있다. 잘 모르겠으면 자신이 최근에, 아니면 충격적인 꿈을 꿨었던 것을 기억해보자.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무서워했는지, 어떤 것이 불안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꿈은 자신의 거울과도 같다.

나는 가끔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특히 고3시절로 돌아가게 되는데, 항상 배경은 고등학교에서 시험기간, 주로 시험전날 또는 시험당일이다. 크게 스트레스 같은 것을 받았다고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도, 반복적으로 비슷한 꿈을 꾸게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2-3년이 되었는데도 말이다! 항상 시험공부는 못한 상태로, 급하게 시험을 준비하다가 마지막엔 시험을 항상 망친다. 그리고 잠에 깬다. 잠에 깨고 나서도 한동안은 시험을 망쳤다는 것으로 인해 충격에 휩싸인다. 내 입시는..? 내 대학은..? 내 인생은..? 이라는 생각에 어쩔 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과 이미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시험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공포감과 학교 선생님, 부모님을 실망시키면 어떡하지?’라는 내면의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었던 거 같다. 뿐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신경 쓰고 견제하고 있었던 친구가 나와서 항상 그 친구와 비교당하고, 항상 그 친구보다 시험을 못 보는 꿈을 꾸게 된다. 특히 심적으로 불안할 때마다 이런 꿈을 자주 꾸게 된다. 이제는 내면의 나에게 시험 그거 한 번쯤은 못 봐도 괜찮아, 틀려도 인생에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 열심히 했으면 되었어. 최선을 다했잖아?’라고 이야기 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에게는 그다지 효과가 없을 책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넘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나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면서 점점 공감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껏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자부심, 자신감이 부풀리기 방어기제는 아니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지금껏 내가 나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내 생각만큼 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있지는 않았던 거 같다. 이번 기회로 나 자신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글을 접하고 있는 분들도, 앞으로 더 자신을 사랑하면서 행복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