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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ㅣ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이 제목은 물음일까, 맺음일까.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이다. 어찌 보면 여름의 귤을 좋아해도 된다는 의미일 수도, 혹은 여름의 귤을 좋아해 줄 수 있냐고 묻는 것 같기도 하다. 갑자기 무슨 말인가 싶을 텐데 이 책에서의 귤은 하나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 같다. 고여있는 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지를 묻고, 응원해 주는 것. 그것이 귤의 역할이자 소설이 주는 의미인 것 같다. 책 줄거리를 읽어보면 귤의 새콤함과 달콤함이 공존할 것이라고 우리는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준비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예상한 것보다 더 그 맛이 강렬하게 남았다. 첫사랑의 이야기이기도,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 서사를 잔잔하게 여름의 특유 감성으로, 또는 겨울의 차갑고도 포근한 그 느낌을 이용하여 풀어냈다. 그래서 더 여운이 긴 것 같다.
첫사랑의 아련함, 풋풋함을 느끼고 싶다면, 동시에 새콤하고 달콤하여 끝맛은 조금 아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되새기고자 한다면 추천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