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윤흥길 지음 / 현대문학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완장>


제목:완장
작가:윤흥길
분류:한국 소설
출판년도:2020년
출판사:황소자리 출판사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인간의 욕망

📝윤흥길 작가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며 등단했다.윤흥길 작가의 작품은 절도 있는 문체로 왜곡된 역사현실과 삶의 부조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묘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특한 리얼리즘 기법에 의해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고 ,한국현대사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었으며,산업화와 소외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잘 보여주었다.1977년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로 제 4회 한국문학작가상을 1983년 <완장>으로 제28회 현대문학상을 받았다.

📝완장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신분이나 지위 따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팔에 두르는 표장'이다.그렇다면 완장은 그 신분이나 지위에 맞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식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그 완장을 찬 사람들은 주어진 의무와 책임보다는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이 소설의 주인공 종술도 저수지를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권력의 단맛에 길들여진다.저수지는 종술에게 일터였지만 완장을 차게 된 종술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갑질을 하게 된다.완장은 인간이 가지고 싶어하는 권력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권력을 갖게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풍자한다.

📝이 소설은 전체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배경은 일제 강점기와 6.25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살아있는 그 어느 때,이곡리 시골 마을이다. 전라도 남도 방언의 걸죽한 입담과 해학적인 묘사는 작가 특유의 문체를 맛보게 한다.마을에 있는 판금 저수지는 어종이 풍부해서 마을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혹은 오락을 위해 낚시를 하는 그런 곳이다.그런데 어느날 그 마을 출신의 한 사업가가 그 저수지에서 낚시터를 운영하는 사업허가권을 얻었다면서 마을 사람들이 더이상 낚시를 하지 못하도록 감시원을 두면서 시작된다. 마을의 형편없는 인물인 종술이 완장을 차면서 허세를 부리고 권력을 남용하기 시작한다.

📚61쪽,그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완장은 있었다.완장을 찬 반장은 아이들 세계에서 거의 담임선생하고도 맞먹을 정도로 세도가 당당했다.

📚148쪽,“돈도 완장이고 지체나 명예도 말짱 다 완장이여" 그런 것들도 틀림없이 완장의 한 종류였다.남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것,남들을 큰소리로 부리고 남들 앞에서 마냥 뻐겨댈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다 완장이었다.

📚274쪽,“완장이 유죄로다,완장이 유죄여! 무신 살판 났다고, 그 알량한 표 딱지가 멧 푼어치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저마다들 그것만 보면은 사죽을 못 쓰는지"

📝평론가 김병익 씨는 “완장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처럼 현실의 분명한 알레고리"를 가진 작품이라고 평하면서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던 정치 상황을 가늠하는 잣대로 “제식훈련"을 차용했던 작가가 “현대인의 권력의식을 진단하는 도구" 완장을 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동물 농장>에서 나폴레옹과 돼지들을 통해서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의 끝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 역시 권력에 취한 주인공 종술을 풍자하며 암울했던 한국전쟁 이후의 우리 사회의 팽배했던 정치권력의 폭력성을 드러낸다.종술이 부리는 횡포를 통해서 권력의 폭력성을 드러내고 더한 힘을 가진 권력 앞에 쉽게 무너지는 완장의 모습을 통해 권력의 허구성을 보여준다.우리가 권력을 갖고 싶은 욕망이 얼마나 큰지, 권력을 가졌을 때 어떻게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묻는 소설이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작은 권력이라도 잡게되면 권력을 휘두르며 갑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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