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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그녀의 에로틱한 글쓰기
이요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사랑이야기가 나오는 이야기는 즐겁거나,짜증나거나,아님 설레이거나, 추잡?하거나 등등 나름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는데,이 책은 표지에 묻어나는 산뜻함만큼 주인공들 또한 잘 숙성된 와인향이 입안을 돌며 풍겨나는 향취에 취하게 된다.사랑을 주제로한 다른 이야기들 처럼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하듯 주인공들은 나이와 외모,환경에 상관없이 로맨틱하면서 에로틱한 사랑을 꿈꾼다.
첫사랑은 로맨틱하기를 원하지만,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에로틱 또한 무시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나는 몇살이였을까? 로맨틱은 용서가 되는데 에로틱은 용서가 되지 않는 은장도의 사상으로 자신을 무장하던 20대 다행이 구세주?남편을 만나 잘 살고 있기는 하지만...그래도,지금도 입버릇처럼 하는 말 연애라도 제대로 많이 해 보았으면 지금 보다 많이 현명하고,인생의 참 맛을 알았을 텐데...라며 자조 섞인 말을 하곤 하지만,그 또한 나의 운명,극복하지 못한 나의 연애관이기에 지금에 와서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겠지만,연애경력 빵빵한 남편을 위로삼아 7년의 연애와 10년의 결혼 생활이라는,시간 속에서 성장하기를 희망하고 노력한 만큼 우리의 관계도 많이 유들 유들 해졌다.
표지에서 수줍은 듯,그리고,무엇인가 감추은 듯한 몸짓으로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는 저 여인은 이 책의 주인공 32살의 오인 아니 오자인.에로틱 소설 작가로 자신의 일을 무지무지 창피해하며,일하고 있으면서 자신을 먹여 살려주고 있는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언발란스 구제불능 32살의 여인으로 나온다(32살은 요즘은 노처녀도 아니다,얼마전 막내 시누이 친구는 42인데 초혼으로 동갑내기 총각과 결혼을 했다)그런 그녀에게 해성처럼 두 명의 사나이들이 운명처럼 나타난다.중학교 시절 첫사랑인 매너남 수의사 수현과 자유분방하며,매력적인 외모에 탄탄한 배경을 숨기고 있는 배우지망생 정호수가 그녀와 함께 서로의 인생에서 사랑이라는 인연의 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
삼각관계~정말 좋아하지 않는 관계이며,짜증나는 관계인데 이 곳에선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현실에 안주하고 푼 마음에 끈을 수 없는 수현과의 관계,관계가 관계로 발전되고 있음을 인정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며 마음이 아닌 머리로 떠다미는 호수와의 관계.그녀는 그녀의 인연의 끈을 어떻게 지탱하려 할까? 안되는 일은 안된다고 생각하는 수현과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패기로 똘똘 뭉친 호수사이에서 그녀의 일생 중 가장 사랑스런 로맨틱한 사랑을 덕분에 엿볼 수 있었다.
젊은 연인들의 애정 행각을 보면서,"좋아보인다.귀엽다,어쩜,저렇게 예쁠까?"하며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바라볼 때 이제 나이가 드는 것이라고 43살 언니가 말했듯,나도 저런 사랑해 봤으면.이 아닌 그들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가 언젠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덤으로 상상해 보면서 한창 사춘기 성에 대한 책을 관심있게 보는 딸아이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인지,머리가 말을 듣지 않고,마음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때,그 때 필히 들여다 보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 주지 않아도 알게 될 그 때를 딸아이 보다 앞서 꿈꾸어 본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될 수 없다.신호등 없는 수 많은 교차로를 거쳐 울퉁불퉁 좁디 좁은 비포장 도로도 지나야 하며,고속도로에서 시동이 꺼져 버려 갓길까지 위험한 질주를 해야 할 때도 있고,배를 타고 달라에는 갈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달나라 티켓을 부두에서 사려고 애쓰기도 하고,,,이 모든 행위가 나만을 위한 것인지 사랑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기 위해 행하여 지는 행위인지는 몰라도 인생에서
눈에 띄는 성장과 파멸을 경험하게 되는 것을 사실이다.
책 속엔 두가지 이야기가 절묘한 타이밍을 맞추어 교차된다.한 번쯤은 꿈꾸었을 법한 로맨틱한 상황의 현실 속의 이야기와 망각 속에서 꿈틀 대듯 거부 하고픈 에로틱한 이야기가 꿈과 현실을 넘나들듯 두 남녀의 사랑 사이를 오가며 휘몰아친다.그녀가 자신의 일부인 에로틱작가 오인을 부인하듯,현실 속에서의 에로틱한 상황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녀가 부인하고 싶은 자신의 일부분 때문 이였을 테지만,자신이 감추고 싶어하는 부분마저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는 정호수를 받아 들임으로써 그녀는 부정하고 싶은 에로틱작가 오인을 인정하면서 현실에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부인했던 호수와 찐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삼각관계는 그 자체를 보면 누군가는 상처를 입게 된다.하지만,더 넓게 상황을 보게 된다면 누군가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성장의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상처를 아픔으로 여기기 보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며 그 흔적을 기회로 아픔을 경험하기전의 나로써는 느낄 수 없는 사랑의 깊이를
상처를 딛고 일어난 사람들은 알 수 있다.
아파야 한다.내가 이겨 낼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을 주신다는 신의 말씀처럼...
믿어야 한다 믿는 만큼 이루어 진다는 무모한 사람들의 말이라고 생각되어도...
사랑은 그렇게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
그렇게 다가 오고,내가 무너져야만 이루어진다.
신나게 가볍게 읽게된 책이지만,그 깊이는 느끼고자 하는 사람의 몫만큼의 깊이를 찾아 주는 것이 책 임에는 틀림없다.사랑을 기다리는,사랑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가슴에 염장?을 뿌려 줄 책 한 권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