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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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라 불리는 미국의 생태작가, 배리 로페즈의 1986년작, Arctic Dreams의 번역본이다.

한국엔 2014년에 번역 출간되었는데, 올 해 북하우스 출판사에서 재출간하였다.

배리 로페즈 옹의 5년간의 북극 생활을 600여 페이지로 짧게(?) 압축한 이 책은 2개의 장대한 서문으로 시작한다. 미지의 땅 북극에서 관찰하고, 느끼고, 사색하는 배리 로페즈의 자연생태학, 인문학, 고고학, 환경, 철학 등을 아우르는 종합 북극 생활 에세이라 볼 수 있겠다.

1장. 큰곰의 땅 아르크티코스

2장. 사향소

3장. 북극곰

4장. 일각고래

5장. 대이동

6장. 얼음과 빛

7장. 땅

8장. 항로

9장. 역사

의 9개의 큰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서문에 이어 장엄한 끝맺음 소챕터로 책은 마무리된다.

각 챕터를 따로 읽어도 무리가 없지만, 서문은 꼭 읽은 후 각각의 챕터를 골라서 읽어나가면 좋다.

2장. 사향소 챕터를 읽어보면

저자는 뱅크섬(빅토리아섬 왼쪽에 위치)의 톰슨강에서 야영을 하며 사향소를 관찰하게 된다.

저자가 야영을 하던 곳은 19세기부터 이 지역 에스키모들의 주식량원이었던 사향소의 뼈들과 잔해들의 무덤이었다. 저자는 18세기부터 이곳을 탐험했던 탐험가들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하여 아시아의 사향소가 언제, 어떻게 이곳으로 이동했는지, 그리고 왜 한동안 멸종에 가깝도록 사라졌으며, 지금은 왜 다시 개체가 늘어났는지를 설명한다. 사향소의 모습은 어떠한지, 뭘 먹고, 어떻게 이동하고, 짝찟기는 어떻게 하는지도 자세하게 얘기한다.

"저녁을 먹은 뒤에 나는 물가로 가서 머리를 감고 잠시 앉았다. 은회색 카리부 두 마리가 강 반대편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맨발인데도 따듯했다. 저 먼 언덕 위에 검은 점이 된 사향소이 보였다. 강물의 차가운 물방울이 가슴 밑으로 흘러나갔다... 한 프랑스 신부에게 현생 너머에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다...

여름 저녁의 고요함 속에서 하루의 끝이 유예되는 사이, 세계는 자신에게 씌워진 이런저런 범주와 미래에 관한 주장들을 떨쳐내고 오로지 자기 욕망의 가락에만 매달려 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배리 로페즈는 또 한명의 월든이 확실하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사랑하며, 관조하고 사색하는 이 글은

'월든'과 같은 결이며 '근원의 시간 속으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같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할 수 있는 자연생태철학고고인문학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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