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 신화
하워드 슐츠 외 지음, 홍순명 옮김 / 김영사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악마의 커피브랜드 스타벅스가 보여주는 자신의 성장기



또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스타벅스

 

    오늘아침 인터넷 검색어 1위를 달리는 것은, 스타벅스 럭키백 패키지이다. 스타벅스에서 설을 맞아 야심차게 출시해낸 커피 외의 또다른 MD 기획상품인 이 패키지 구성은 날개를 단 마냥 스타벅스의 판매고를 높여줄 것으로 예상되고있는 가운데, 판매 실시일인 오늘 아침부터 개장시간을 기다렸다가 달려나가 구입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비슷한 현상은 최근에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던 2013 스타벅스 플래너에서도 볼 수 있었다. 22,000원이나 하는 고가에도 (혹은 그 이상의 값을 내고 음료 쿠폰을 모아야만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 플래너를 구입했고, 여전히 불티나게 판매되는 중이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커피가 아닌" 스타벅스 상품에 열광하는것일까? 그 이유는 모두가 알고있다. 스타벅스는 이미 커피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커피 향에서만 공유되는 음료품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미 스타벅스는 하나의 브랜드 가치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추상적으로 스타벅스는 커피 이상의 브랜드가치가 있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한다고해도,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미지인지 말해보라고 하면 우리는 쉽게 그것이 어떤 것인지 말할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해 볼 때, 스타벅스는 단순한 브랜드가치만 가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힘든것 같다. 우리 일상속에 당연하게 생각된다는 면에서 오히려 하나의 '문화'가치에 가깝게 느껴진다. 즉, 한국사람에게 한국 문화가 무엇인지 말해보라면 막상 추상적이고 말 하기 힘들다는 것과 비슷한 비유이다. '스타벅스'하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추상적인 이미지가 있고, 우리는 쉽게 그것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성장기를 통해 보는 '진짜' 스타벅스 

 

    하월드 슐츠의 이 책은, 이런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스타벅스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우리가 스타벅스에 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스타벅스 문화의 근본은 무엇인지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의 스타벅스는 근본이념으로는 '명품 커피'에서 시작하고 있으나, 스타벅스의 성장기에는 커피 외의 문화적 트렌드가 섞여나갔다. 즉 지금의 스타벅스는 복합적 문화의 부산물인 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하월드 슐츠가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바에서 경험했던 그 소중한 기억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밝히기를,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바는 고혹적인 분위기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닌 "여유로운 일상"을 마실 수 있게 하는것 같다고 한다. 즉 '여유로움' 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바에서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여유로움'의 가치는 스타벅스의 가치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스타벅스는 누구나 커피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곳으로서 자신을 만들어가는것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스타벅스는 역시 '커피'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타벅스가 어떤 문화가치를 가지고 있든지간에, '커피'의 향과 맛이 지금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면 지금의 글로벌 브랜드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는 안된다는 것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있던 하월드 슐츠는 때문에 커피맛에 늘 신경을 썼다. 원두 배전방식부터 테이크아웃 컵에 대한 고심까지, 그의 경영진과 그의 커피에 대한 고심은 끊이지 않았다. 아직도 모든 매장의 시애틀 본사 직영을 주장하는 그의 경영철학을 보면 이는 그가 얼마나 커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고급 원두를 수입하고, 스타벅스의 전통적 로스팅 기법 (원래 스타벅스 커피의 음료기술은 하월드 슐츠가 스타벅스를 인수 하기 전의 스타벅스의 기술이었다.)을 철저하게 지키며,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사명감까지 강조하는 그의 태도들은 스타벅스가 지금의 문화적 가치의 뿌리에 기본적으로 '커피'에 대한 자부심을 심고 있음을 훌륭히 대변한다.

 

커피와 여유로움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자했던 스타벅스 경영

 

    스타벅스의 문화적가치는 위에서 언급한 여유로움의 가치와 커피의 맛과는 별도로 내부의 '경영철학'에 의해 형성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커피맛과 여유로움의 가치를 어떻게 고객들에게 전파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했고, 그 고민의 결과 커피맛은 한결같이, 판촉활동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이뤄야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시말해 스타벅스의 근본가치였던 '변하지 않는, 명품 가치'로서의 커피는 그대로 유지하고, 고객들에게 커피의 여유로움을 전달하는데에는 다각도로 접근하며 변화를 거듭해왔다는 말이다. 지금의 스타벅스 MD상품들을 예로들자면, 그 상품들은 스타벅스의 명품 커피의 이미지 (변하지 않는 커피맛)와 함께, 편안한 스타벅스의 문화가치가 하나의 DNA처럼 얽혀 탄생해 낸 제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스타벅스 플래너를 쓸 때에도, 스타벅스의 명품 커피를 생각하며 그 속에서 진한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방침은 슐츠가 스타벅스를 운영한 방식에서도 잘 드러난다. 변화 속에서도 본질이 추구하는 명품 커피의 안정성을 보장하며 균형을 위해 원년 회사 멤버들의 말을 경청했고, 마켓 유통 커피라는 혁신적인 사업을 진행할 때에도 커피맛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자사 커피 추출 기술을 극대화하는 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했다. 또한 모든이들과 '같이' 경영하는 스타벅스를 강조했고, 매장 직원과 바리스타, 사무직 노동자, 이사진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이끌어 나가는 스타벅스 경영문화를 창조했다. 이직률이 적은 스타벅스의 상황을 보면 '같이'경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가 잘 증명되는 바이다. 그러면서도 주가 안정을 늘 고민하며 지금까지도 변화와 안정속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그의 모습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스타벅스의 상승세가 결코 쉬운일이 아니였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을 다 읽고나면 이제 초장에서 했던 질문에 어느정도 대답을 할 수 있게된다. 스타벅스 플래너를 쓰는 행위는, 결국 스타벅스의 커피를, 커피속 여유로움을 마시는 일이며, 스타벅스의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 모든 복합적 가치가 설명하기 힘들었던 스타벅스 문화였다. 이렇게 스타벅스를 이해하고 나니, 수박 겉핡기 식으로 낯설게 이해했던 스타벅스와 이제는 조금 친해진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스타벅스 문화는 균형을 맞추며 발전해나가는 스타벅스와 함께 해 나갈 것이다. 만약 그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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