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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한국인 - 글씨에서 찾은 한국인의 DNA
구본진 지음 / 김영사 / 2015년 3월
평점 :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글씨를 통해 사람의 성향이나 기질 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20년 넘는 검사 생활과 15년 이상의 글씨 수집 경험을 한 저자는 글씨로 그 사람의 인성이나 숨겨진 내면을 예측했다고 한다. 글씨로 정말 사람을 파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문득 서예를 하며 마음을 닦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글씨에 사람의 마음이 묻어난다는 이야기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저자는 글씨를 분석해 사람의 내면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민족성도 파악하고자 하였다. 우리 민족에게 이어져오는 민족성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스스로 평가하듯이 뜨겁게 타올랐다 빠르게 식어버리는 냄비 근성이 우리 민족의 특성일까? 아니면 ‘한’이 서린 듯한 애절한 노래 가락과 같은 마음을 품은 민족일까?
저자는 선조들이 남긴 둥근 글씨체에는 우리 민족의 심성이 어질고 선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고대 한민족은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이었으며, 빠른 속도로 글씨를 썼는데 이는 민첩성과 활력 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우리 민족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바로 ‘네오테니’라고 할 수 있다. 네오테니란 신체, 정신, 감정, 행동 등 모든 측면에서 어린아이 같은 특성이 줄지 않고 오히려 두드러지는 쪽으로 성장하고 발달한 것을 이르는 말로, 그 특징으로 기쁨, 사랑, 낙천성, 웃음, 눈물, 노래와 춤, 경이감, 호기심 등이 있다.
저자의 설명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 민족의 특성이라고 말한 것들 중에는 내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면들이 상당히 많았고, 주위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말이다.
한때 우리는 중국을 쫓아가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서히 중국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독자성을 보이고 있으며, 그런 모습은 한류를 통해서 드러나기도 한다. 다만 여전히 중국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의 모습이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수많은 시간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선조들의 성품과 기질은 또한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선조들이 남긴 유물과 글씨 등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여 희망찬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다른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부터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