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책표지에 실린 멋진 도시남의 모습을 한 주인공의 모습이 먼저 눈길을 끈 책,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는 시라이시 가오루의 연작소설이에요. 작가의 이름은 주인공의 이름에서 딴 필명이라고 하네요. 그만큼 작품과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의미겠죠.

작가의 대표작이자 이 작품의 전작인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를 읽지 않아서 이 소설을 먼저 읽어도 되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일단 그냥 읽어보기로 했어요. 5편의 단편을 이어놓은 구성이기에 전작의 내용과 그렇게 큰 연관성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 책의 재미는 일단 주인공이에요. 톡톡 튀는 사이다 같은 주인공의 모습은 요즘 세대와 너무 잘 어울리는 느낌을 주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이나 남들과는 다른 발상을 하는 모습,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단서에서 출발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 주인공의 모든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죠. 이런 인물이 현실에 정말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게다가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나 이유가 우리의 삶에서 어쩌면 한 번쯤 마주칠 수도 있는 그런 일이라 더 재미나요. 사회와 기업의 횡포에 맞서 싸운 가도쿠라의 이야기나 지하철에서 벌인 상황극, 시라이시와 사에구사와의 묘한 분위기를 전하는 이야기, 친구 노다에게 생긴 일 등 모든 사건들이 평범함 속에 기묘함을 감춘 재미난 구성이죠.

전작을 읽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어요. 주인공의 내면이나 성향을 조금 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전작에서 일어난 사건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종종 앞선 사건에 대한 주인공의 회상이 나오다보니 궁금하기도 하고요. 

각 단편이 조금 짧아서 깜짝 놀랄 정도의 반전은 없지만 매력적인 인물과 친숙한 삶의 모습들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독자를 깊이 빨아들이는 묘한 작품이에요. 전작도 빨리 읽어야겠어요. 주인공 시라이시 가오루에 더 깊이 빠져들고 싶거든요. 너무 매력적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