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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 현대사 - 강철서신에서 뉴라이트까지
박찬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1월
평점 :
촛불 시위를 보면서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는 달리 폭력적인 진압과 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했죠. 어느 순간에 오로지 폭력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 때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조직이 전대협, 한총련이었어요. 전대협 시절은 아니고 한총련 시절에 학교를 다녔기에 선배들처럼 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지는 않았었죠. 그래도 많은 선배들이 자신을 버린 채 민주화를 위해 애쓰던 시절이었어요.
그 당시에 NL과 PD라는 개념에 대해 들었지만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어요. 직접 참여해서 알아보겠다는 생각도 없었고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사회에 나와 직장을 다니면서 점점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NL이라는 개념은 통진당 사태를 통해서 다시 접하게 됐죠.
과연 NL은 어떤 사상을 가진 계파였던 걸까요? 무척 궁금해졌어요.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면서 개략적인 윤곽은 그려볼 수 있었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기가 쉽지 않았어요. NL의 역사와 사상 등에 대해 알게 된 건
이 책은 현재 한겨레 논설실장으로 활동하는 저자가 2016년 한겨레 토요판 커버스토리 <박찬수의 NL 현대사>에 실었던 내용들을 보완, 편집하여 출판한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NL의 등장에서부터 그 후 이어진 전대협과의 관계, 갈등과 분열이 일어난 원인 등을 다양한 관계자들의 증언(증언 중에는 이름을 밝힌 분들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이름을 밝히지 않았네요)과 객관적인 사실로 독자에게 전달해요.
NL이 학생운동이나 민중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에요. PD 계열과는 달리 집단주의 성향을 보이면서 품성을 강조한 NL의 사상은 분명 정이나 의리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민족 정서에 상당히 부합하는 측면이 있죠.
그저 평범하게 살아온 제게 NL의 역사와 사상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어요. 이들이 ‘옳다 혹은 틀리다’라고 평가할 수 있는 권리나 능력이 제게는 없기에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그들이 대한민국의 현대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