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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험
보도 키르히호프 지음, 서윤정 옮김 / 붉은삼나무 / 2017년 9월
평점 :
일인 출판사 붉은삼나무에서 첫 책으로 출간한 <특별한 경험>. ‘2016년 독일 올해의 상’을 수상한 작품이에요. 작가 보도 키르히호프는 독일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독일 비평가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작품들을 발표한 인물이에요.
처음 접하는 독일 현대문학이라 호기심도 생겼지만 적지 않은 두려움도 있었어요. 왠지 모르게 어렵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이런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어요. 이 책 상당히 어려워요. 작가의 문체가 만연체라 어렵기도 하고, 내용도 그렇게 쉽지 않아요. 다 읽은 후에도 한 동안 멍한 상태로 작가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해요.
그렇지만 이 책 참 묘한 매력이 있어요.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포기하고 싶었어요. 대화체 문장은 글자 크기에 변형을 주어 독자의 이해력을 높이려고 했다지만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 읽기가 만만치 않았어요. 두 사람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두 사람이 썸(?)타는 건가? 관계가 점점 깊어지는 건가? 두 사람이 나누는 이야기에서 두 사람의 책에 대한 생각은 어떤 거지? 정말 찾는 사람이 없기에 책방도, 모자 판매점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걸까? 팜의 소설에 대한 생각은? 궁금증이 이어지고, 또 이어지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두 사람의 자동차 여행이 제게는 너무나 특별한 경험처럼 느껴졌어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어딘가로 나아가는 그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그 속에서 만나는 아침 햇살에 대한 상상도 상당히 가슴 설레게 하였고요.
여전히 작가의 생각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어요. 딱 부러지게 뭐라고 얘기할 수 없어서요. 그래서 다시 읽고 싶어요. 작가의 생각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거든요. 어쩌면 소설 속에 숨겨놓은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