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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세트 - 전2권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평점 :
속이 다 후련하네요. 너무나 소설적인 내용에 처음에는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의 기분은 십년 묵은 체중이 내려간 것처럼 상쾌하고 개운하네요. 현실에서야 결코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말이에요.
이외수 작가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2권으로 된 소설이에요. 이외수 작가님이야 워낙에 유명하신 분이라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벽오금학도>, <들개>, <칼>. 이 정도 읽은 것 같네요.
이 작품도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조금은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시작해요. 주인공이 채널링이라는 방법을 통해 식물들과 대화를 하죠.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너무나 갖고 싶은 능력이죠. 물론 주인공이랑 썸타는 세은처럼 식물들과 대화를 하지는 못하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그들의 상태나 필요한 것들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만 되도 좋겠구요.
여하튼 식물들과의 채널링을 통해 식물들이 본 장면들을 영상처럼 볼 수 있는 주인공은 세상을 어지럽히고 더럽히는 인물들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해요. 그렇게 해서 만든 회사가 바로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죠.
보복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은 누구에게나 물어봐도 당연히 보복을 당해야 한다고 말할 만한 사람들이에요. 물론 보복이라는 것을 도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조금 그렇긴 하지만요. 하지만 주인공과 식물들에게 보복은 단순히 내게 쌓인 화를 풀거나 내가 입은 피해를 되돌려주겠다는 마음이 아니에요. 그들에게 보복은 사랑의 또 다른 형태죠.
보복을 가할 대상으로 선정된 인물들은 동물들을 학대하는 사람, 교육자이면서 제자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을 가한 사람, 언론인으로써 진실이 아닌 거짓을 내세워 국민들을 우롱한 사람, 정치인으로써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채운 사람들이에요. 이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울컥 울화가 치밀어 오르죠. 자신이 지은 죄를 반성하지 않는 뻔뻔한 그들의 태도나 돈을 향한 끝없는 욕심을 보면 정말 인간 같지도 않죠.
소설이지만 더 몰입하게 된 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의 삶을 망친 혹은 나라를 망친 그들에게 자신의 죄를 자백하게 하거나 저지른 죄에 합당한 벌을 받게 하지 못하기에 더욱 공감해서 읽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을 해봐요.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가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는. 보복이라는 말보다 사랑이라는 말이 넘치는 세상에서 우리 딸아이가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