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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의 스스로 판단하라 ㅣ Bridge Book 시리즈 1
쇠얀 키에르케고어 지음, 이창우 옮김 / 샘솟는기쁨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키에르케고어? 누구지? 내가 아는 그 사람인가? 맞네. 그 사람. 우리가 키에르케고르로 알고 있는 그 사람이구나. 그런데 키에르케고어로 부르는 게 맞는 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가 보네. 게다가 이 사람이 베드로전서 4장 7절에 관한 변증을 책으로 출판했다고. 뭔가 이상한데.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니체, 쇼펜하우어와 같은 색깔을 지닌 사람인데.
저자 소개를 보니 내가 아는 것도 틀리지 않았지만 모르고 있었던 게 있네. 키에르케고어가 철학자이기도 하지만 신학자이기도 했다는 사실. 호. 놀랍다. 그가 헤겔과 함께 종교 철학자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니. 그럼 이 책도 신학자로써 쓴 책인가 보구나. 무슨 내용일까?
1, 2부로 나누어서 저자가 말하는 걸 간단하게 살펴보면, 1부에서는 세상을 향해 ‘술 깨라’는 베드로의 외침이 무슨 의미인지를 밝히고, 2부에서는 술이 깬 사람이 행해야 하는 것, 바로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내용에 대해 설명한다.
너무 간단하게 설명했다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저자가 설명한 내용이 너무 어렵다. 어려워도 정말 어렵다. 잘은 모르겠지만 신학을 전공한 사람 정도는 되어야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신앙생활을 한지 이제 몇 년 되지 않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그래도 이 책으로 크게 깨달은 바가 있지. 성경을 읽을 때, 설교를 들을 때 얼핏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인지도 모르지만 분명하게 알려주신 내용이 있어. 그건 바로.... ‘두 주인을 섬기지 말라’는 이 말이 인간이 우리에게 불가능한 요구조건이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예수님이 필요하고 속죄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바로 좋은 소식이라는 것.
그렇구나. 그런 의미가 담겨있구나. 인간적인 노력으로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게 아니라 자신을 올바르게 보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의지해야 하는 구나. 당연하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언제나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는 '술 깨라'는 베드로의 외침과도 이어지지. 저자에 따르면 술 깨기란 자기지식 안에서 정신 차려 자기 자신이 되기 그리고 무한히 무조건적으로 사로잡혀 하나님 앞에서 무로서 그분 앞에서 정신 차리기이다. 둘 모두 동일한 얘기를 하고 있어.
아직 모든 걸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단 하나라도 깨달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하나님 앞에서 오롯이 아무 것도 아닌 내 자신을 깨닫고 온전히 주께 모든 것을 맡기라는. 이 깨달음 하나가 앞으로 나의 삶을 온전히 지배할 거라는 그런 기쁨의 고백이 넘치는 순간이었어. 이런 기쁨을 모두가 누릴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