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체 게바라
후안 마르틴 게바라 & 아르멜 뱅상 지음, 민혜련 옮김 / 홍익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체 게바라. 쿠바 혁명의 영웅이라 불리는 인물이지만 사실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무언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강렬한 인상의 사진을 보고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지만 이상하게 그와 관련된 책을 읽을 기회가 없었다.

 

그냥 그렇게 제대로 알지 못하고 넘어갈 뻔한 체 게바라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을 읽은 건 나의 형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친동생의 입장에서 바라본 형의 모습이라면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내면 깊숙한 곳의 이야기까지 들려주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역시나, 그랬다. 혁명가로서의 체 게바라의 모습도 그려지지만 그저 누군가의 형이자 누군가의 아들인 체 게바라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던 그가 내 옆에 있는 누군가처럼 친하게 다가왔다.

 

가족은 가족으로써의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저자의 이야기로 알 수 있었다. 생사를 알 수 없는 가족, 진위를 알 수 없는 소식에 가슴 철렁한 순간들. 그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체 게바라 본인은 또 얼마나 그런 가족들이 그립고 보고 싶었을까.

 

그런 가족과의 애틋함을 뒤로 하고 혁명에 나선 체 게바라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다시 돌아보았다. 나라면 어땠을지. 그와 같이 행동할 수 있을지. 혁명이 성공한 후에도 또 다시 나아갔던 그의 모습이 그래서 더욱 깊이 다가온다.

 

누군가를 안다는 건 단순히 그가 할 일만이 아닌 그의 삶, 감정, 느낌 등을 모두 아울러 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위대한 인물들은 영웅이 될 만한 사건들만으로 포장되어 버린 채 우리와는 다른 존재로 변해간다. 저자는 그런 것이 싫었는지도 모른다. 혁명가였지만 또 한 편으로는 한없이 좋은 형이자, 좋은 아들이었던 그였기에.

 

그런 동생이 마음을 담긴 책이라 그런지 체 게바라를 더욱 깊이 알게 된 기분이다. 더욱 깊이 알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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