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이야기 - 역사를 바꾼 은밀한 무역 예문아카이브 역사 사리즈
사이먼 하비 지음, 김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밀수라니,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밀수는 무언가 범죄자나 범죄 집단이 행하는 불법적인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지 나처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옮긴이가 말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를 읽자마자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역자의 말처럼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밀수를 저지르곤 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해외에서 사온 물건이 법에서 정한 금액을 넘는 경우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밀수는 우리의 삶과 완전히 동떨어진 범죄 행위가 아니었다. 우리들 삶의 일부분이다.

 

저자는 이런 생각을 더 발전시켜 밀수를 이렇게 정의한다. 역사를 바꾼 은밀한 무역이라고. 너무 거창한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앞선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과연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펼친 책의 서두가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엎었다. 낭만, 반역, 권력이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인지. 그래, 반역이나 권력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낭만이라니. 밀수에서 어떻게 낭만을 찾을 수가 있지?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언뜻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의 저자의 설명을 읽으면서 점차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특히 ‘밀수꾼의 노래’의 가사를 보면서 그러했다.

 

사제에게 위스키를

서기에게 담배를

숙녀에게 레이스를

첩자에게 편지를

 

숙녀와 첩자라는 단어에서 벌써 낭만과 반역이라는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저자는 밀수가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서 생기며 이로 인해 세계 역사와 지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을 연대기적 구성을 통해 펼쳐나간다. 15-16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시작해 19세기에 이루어진 제국 건설, 또한 다양한 규모의 밀수가 정치적, 경제적 권력과 범위를 증대시킨 수단으로 활용된 배경을 설명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저자의 주장이 과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여전히 의아한 부분도 적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밀수가 세계 역사의 한 축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던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