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 그리운 조선여인
이수광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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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내 이름 석자대신 누구 엄마라는 호칭으로 불리기 시작한 날이. 누구의 엄마라는 말이 싫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내 존재 자체가 어느 순간 사라진 것은 아닌가, 라는 씁쓸함이 가슴 속을 헤집기 때문일 뿐이다.

 

신사임당도 역시 그러지 않았을까? 신사임당 본인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더 많이 알려진 그녀. 그래서인지 신사임당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그렇게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 그녀 나름의 재능이 많았다는 단편적인 정보 외에는.

 

수많은 역사소설로 유명한 이수광의 < 그리운 조선여인 사임당>은 율곡의 어미니 이이나 현모양처의 역할 모델로 유명한 신사임당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 여성이 차별을 받던 조선시대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천재 소녀 신인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녀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글만 잘 쓴 것이 아니라 그림 솜씨도 탁월하였고, 주역을 풀 수 있어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사주를 풀어줄 수 있을 정도였다. 이처럼 대단한 능력을 가진 그녀였지만 시대적 제약으로 그녀의 재능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고 아쉬운 일이다.

 

그녀의 삶을 살펴보면 여러 면에서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사랑하는 남편 이원수가 첩을 들였을 때에는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였다. 한 명의 여성으로서 이보다 더한 치욕이 있을까?

 

그래도 참 대단하다. 신사임당은. 이러저러한 아픔 속에서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키워낸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녀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그 누구도 따라잡기 힘든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게 역사에 길이 남았는지도 모른다.

 

한 사람으로, 한 명의 여인으로, 누군가의 어머니로, 신사임당은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 역시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본다. 특히 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그래도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그녀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세상에 얼마나 멋지고 귀한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을 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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