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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PLATE
손선영 지음 / 트로이목마 / 2016년 9월
평점 :
‘판을 짜다’ 혹은 ‘판을 벌이다’와 같은 말을 예전에는 자주 사용했지만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 먼저 사전을 찾아봤다.
판:
1. 일이 벌어진 자리 또는 그 장면
2. ‘처지’, ‘판국’, ‘형세’의 뜻을 나타내는 말
이 소설의 제목 <판>은 어떤 의미일까?
상당히 흥미로운 소설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각 나라의 비밀 정보조직들이 움직이는 상황이 절묘하게 현실의 이야기와 어우러져서 소설이 아니라 현실의 이야기를 다룬 르포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긴장감이 넘치는 첩보 스릴러물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이야기도 나름의 재미를 더해준다. 연상연하 커플,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명의 여성 요원들.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식을 향한 아버지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독자의 가슴을 애잔하게 만든다.
‘일본 침몰’이라는 강력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속에 담긴 판은 간단하지가 않다.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국정원의 비밀부서인 정보4국. 존 스미스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움직이는 조직의 모습에서는 기묘한 느낌마저 받는다.
저자를 제2의 김진명, 대한민국의 톰 클랜시로 부를만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눈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맛깔나게 쓴 글 솜씨도 상당히 돋보인다. 손선영이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듯해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표창원 교수와 공동으로 <운종가의 색목인들>을 집필했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이 작품을 영화로 다시 만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