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배운지 벌써 수십 년이 넘었지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그러다보니 원서로 책을 읽는다는 생각은 아예 해 본적도 없다. 원서로 읽는 건 말 그대로 영어를 전공한 사람 혹은 영어권에서 공부한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엄두도 내지 못했던 원서 읽기에 도전한 이유는 영화로 먼저 본 작품이기에 어느 정도 유추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불안한 마음이 상대적으로 더 컸지만 최근에 책을 보면서 영어에 재미도 느끼는 중이라 일단 시도해보기로 했다.
책은 두 권으로 나눌 수 있게 되어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원서, 다른 하나는 원서에 나오는 어휘를 정리한 단어장이라고 보면 맞을 듯. 거기에 더해 원서의 내용을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CD가 있어서 읽기와 듣기를 모두 공부할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처음 읽는 원서라 쉽지는 않았다. 9-12살 정도의 아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중요 표현들을 사용하여 만든 책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쉽지는 않다. 모르는 단어도 적지 않고. 물론 어휘집으로 단어를 공부할 수 있기에 별도의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는 무척 좋았지만.
한국어 번역은 책에 별도로 수록되어 있지 않고 CD에 따로 들어있어서 정말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굳이 한국어 번역을 보지는 않았다. 영화로 본 기억들이 남아 있어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기도 하였고.
결론적으로 쉽지는 않았지만 한 걸음 나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문장 표현이든, 어휘든, 듣기든 지겨운 공부가 아니라 재미난 공부라는 점에서도 상당히 좋았다. 또한 초보자들을 위해 원서 읽는 방법을 조언한 내용도 내게는 상당히 유용하였다. 기회가 되면 책에서 추천해 준 다른 원서들로도 공부해볼 생각이다. 영어공부의 즐거움을 더욱 깊이 느끼면서 실력도 높이는 계기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