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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테레사
존 차 지음, 문형렬 옮김 / 문학세계사 / 2016년 3월
평점 :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이 천수를 누리다가 이 세상을 떠나도 그 가족을 쉽게 잊어버리지는 못하는데 만약 그 혹은 그녀가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면 사랑하는 그 가족을 쉽게 떠나보낼 수 있을까? 게다가 잔인하게 살해된 것도 감당하기 힘든 일인데 사랑하는 이를 살해한 용의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마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나라면 그럴 것 같다. 미쳐버리거나 미친 짓을 하거나.
이 책의 담긴 내용이 바로 그렇다. 잔인하게 살해당한 동생의 이야기를 친 오빠가 소설로 각색한 것이다. 긴장과 분노, 스릴과 반전이라는 문구가 스릴러 혹은 추리 소설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지만 실제 책 내용은 그렇지 않다. 스릴과 반전보다는 동생의 죽음을 기린 오빠의 마음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촉망받는 젊은 여성 예술가 테레사 차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그려나가는 이야기이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테레사 차. 그녀를 죽인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빌딩 관리원이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와 증인이 없는 상태에서 그가 그녀를 살해한 범인임을 밝히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오빠 존 차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동생의 죽음 앞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5년간 법정 공방을 이어간 오빠 존 차. 누구라도 그렇지 않았을까. 동생이 강간을 당한 채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면, 그녀의 살해범이 분명한 자를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하지만 이는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가족에 대해, 정의에 대해, 법과 심판에 대해.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이야기가 무겁게 내 마음을 내리누르는 시간이면서도 동생의 죽음을 작품으로 다시 부활시킨 오빠의 염원이 이루어진 작품이기에 또 다른 위안을 얻는 시간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