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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아픔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박경리 선생님의 작품을 많이 읽게 된 이유는 통영이 고향이신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바로 박경리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김약국의 딸들>, <Q씨에게>, <토지> 등 거의 모든 작품을 읽으면서 더욱 그녀의 작품에 빠져들었다.
요즘처럼 생명이 경시되는 세상에서 그런 그녀가 말하는 생명의 아픔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이 책은 생명의 아픔, 생명의 문화, 자본주의의 시간, 생명의 땅이라는 4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중간에 들어간 자본주의의 시간은 제목만 봤을 때 왠지 모르게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의 발달이 결국 자연 파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 또한 생명의 근원과 연결되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굳이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주변에서 살아있는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았다. 때가 되면 피는 꽃들을 볼 수 있었고, 깨끗한 곳에서만 산다는 곤충, 동물,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당연하게 누리던 자연을 이제는 먼 길을 가야지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우리가 받은 혜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자본주의가 불러온 폐해는 어쩌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클지도 모른다. 자연이 주는 생명의 고귀함보다 물질의 풍족함을 바라는, 그래서 결국 생명을 경시하는 오늘날의 시대적 풍조는 자본주의의 폐단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은 또한 저자의 일본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기도 한다. 만약 저자가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와 권력자들의 모습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들려줄까? 그녀가 보고 기대했던 일본의 양심은 지금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한 번은 돌아보아야 할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