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다. 뭐, 점 1000개 잇고 색칠하는 게 뭐 그리 힘들까, 그냥 대충해도 되지 않겠어. 그런데 처음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다.
점을 잇는 것만 해도 그렇다. 1에서 1000까지 연결하는 데 이게 생각보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여차하면 잘못된 번호로 연결해 전혀 엉뚱한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조금만 멍해져도 전혀 엉뚱한 번호로 연결하게 된다. 작품 하나 연결하면서 도대체 몇 번을 지웠다 이었다 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솔직히 처음에는 점 잇기가 스트레스였다. 안티-스트레스라고 했는데 오히려 점을 잇는 게 스트레스가 되다니. 책의 의도와는 완전 반대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 작품, 한 작품 해나가면서 점점 무언가 시원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던 점들이 점차 구체적인 형상을 띄기 시작하고, 그 완성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점 잇기가 무형에서 유형의 만들기라면 색칠하기는 머릿속의 생각이 현실로 나타나는 과정이다. 머릿속에서 다양한 색상의 모습을 상상하다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색상을 가지고 눈앞에 드러난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멋졌다.
현실적인 색깔은 아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생각으로 만들어낸 색깔이기에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그랬나보다. 나만의 작품이 탄생했다는 기쁨은 다른 무엇보다도 더 큰 즐거움이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짜증날 때, 모든 것을 잊고 무언가에 몰입하고 싶을 때, 이 책이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집중력도 높아지고, 무엇보다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은 다른 어떤 것에서 느끼는 것보다도 더 크다. 이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