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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에서 청야까지 - 시대의 진실, 영화의 진실, 윤중목 영화평론집
윤중목 지음 / 목선재 / 2016년 4월
평점 :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내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처럼 나를 위한 시간보다는 남편과 아이를 위한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점점 더 나 자신을 잃어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런 느낌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예전처럼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그나마 일 년에 3-4번 정도 가족여행을 다니지만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간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내 삶에서 상당히 멀어졌다.
그래서였다. <지슬에서 청야까지>라는 제목을 보고 책표지의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도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던 것은. 물론 대중적인 영화가 아니기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들어보지 못한 영화였을 것이다. 사실 그게 문제이다.
시대의 진실을 들려주는 영화이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영화들. 스크린에 며칠 걸리지도 못한 채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영화들이 적지 않다. 지슬과 청야처럼 말이다.
지슬은 제주 4.3 사건을, 청야는 거창양민학살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시대의 아픔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자 한 이 영화들은 수많은 문화 분야의 선배들의 열정과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현기영의 <순이 삼촌>이나 강요배의 그림들. 앞서 간 선배들의 용기가 진실을 알리는 영화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저자는 영화에 관해 참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시대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작은 영화관,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 등 영화계가 안고 있는 문제들과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진 선배 감독들이 감독을 꿈꾸는 미래의 후배 감독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재미로만 영화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저자의 말처럼 영화에는 분명 상업적 측면을 넘어선 의미가 담겨있다. 영화의 진실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그 때, 우리는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