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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 - 처음 만나는 에티카의 감정 수업
심강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욕망이라고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성욕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고 탐욕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철학자 스피노자는 욕망이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기 보존의 욕망이 인간의 모든 행동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우리의 의식이 아니라 무의시적인 욕망에 의해 시작되고 또 끝납니다. 정신적 결단이란 결국 욕망의 명령에 뒤늦게 따라 하는 메아리에 불과합니다.(p.32)
사실 이번이 스피노자라는 철학자를 처음으로 만난 시간이었다. 예전에 학창시절 시험 문제에서 잠깐 만났던 스피노자 이외에는 그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철학이 어렵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철학 그 자체도 어려운데 그 중에서도 정말 어려운 사상가라는 말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이 책도 솔직히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너무 어려우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한 마음도 가지고. 그런데 참 쉽다. 철학책이라고 하기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집 같은 느낌이 더욱 강하다.
욕망을 얘기하지만 이야기가 계속해서 듣다 보니 그 속에는 사랑이 있다.
스피노자가 항상 강조하던 역량, 그러니까 우리의 활동 능력, 자신이 원하는 욕망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그 능력, [중략] 우리가 원하는 것이란 역시 사랑이겠지요. 사랑할 수 있는 능력 말입니다.(p.146-147)
그렇다면 사랑이 무엇일까? 여러 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스피노자가 말한 ‘사랑 = 이해’라는 공식에 공감한다. 사랑하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면 결국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기 위한 원론 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에티카>를 바로 읽으면 중도에 포기할 확률이 크겠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에리카>를 읽는다면 스피노자의 생각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