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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일은 질문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바로 작가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그게 우리의 기능이지요.
이 말이 내내 떠나지 않았다. 분명 책 내용은 충격적이라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고정관념이 천편일률적인 교육의 폐해라고 말한다면 별달리 할 말은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가진 기본적인 성향, 사상과 비교해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작가의 말이 머릿속을 자꾸 헤집는다. 다르게 생각해보라고. 꼭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세상에는 각자가 걸어가는 수많은 다양한 길이 있다고.
그래. 눈을 조금만 돌려보자. <그랜드 마더스>의 두 커플의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터부시해야 할 욕망의 질주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세상의 싸늘한 시선조차 이겨낼 수 있는 진실한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은 <그랜드 마더스>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러브 차일드>에서 그린 사랑도 역시 고민에 빠지게 한다. 평생 하나의 사랑을 쫓는 제임스를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순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오로지 자신의 사랑을 위해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이기주의자라고 해야 할까?
4편의 단편들은 세상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이런 화두를 던진다. 세상은 수많은 아이러니가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곳이라고. 결국 한 가지 생각으로 돌아왔다. 세상에는 나만의 시선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랑이 있다고. 그런 사랑은 옳고 그름만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
<그랜드 마더스>를 영화화한 <투 마더스>, 아직 보지 못했는데 지금 찾아보아야겠다. 또 어떤 매력이 영화속에 숨겨져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