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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퍼센트 인간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로 보는 미생물의 과학
앨러나 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2월
평점 :
비만, 알레르기, 자폐증, 과민성 장 증후군. 현대인들은 이런 질병들을 쉽게 받아들인다. 이런 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주변에 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질병들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던 시절에는 그렇게 흔한 질병이 아니었다. 이런 질병은 20세기 들어 갑작스럽게 증가한 질병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비만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나 어른들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제대로 먹지 못해서 비쩍 마른 몸이 문제면 문제였지. 그렇게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질병이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질병이 되었다.
비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계절만 바뀌면 콧물을 줄줄 흘리며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는 비염 알레르기나 밥만 먹으면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는 과민성 장 증후군 등도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질병들이다.
이런 질병들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 몸속에 있는 미생물이 균형을 잡지 못하게 되면서 이런 질병들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미생물(박테리아)이라고? 아니, 미생물은 몸에 안 좋은 거 아닌가? 이 정도로 나는 무지했다. 미생물이라는 말에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만 생각했으니 말이다.
우리 몸에서 면역계가 가장 활성화 된 곳은 바로 장이다. 대략 60%의 면역 조직이 창자 주변에 밀집해 있다고 한다. 또한 미생물은 자연 그대로의 미주신경 조율 장치이기도 하다. 이 말은 결국 우리가 앓고 있는 현대적 질병인 비만, 자폐증 등이 모두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인간의 신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들이 점차 감소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원인은 바로 항생제의 남용이다. 부모이다 보니 항생제가 아이의 몸에 해로움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는 이미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항생제가 자폐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다. 무분별한 제왕절개가 가져오는 폐해도 만만치 않다. 엄마의 변과 질을 통해 아이가 받아야 할 미생물을 받지 못한 아이는 선천적으로 약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웰빙이라는 말을 하면서 신체에 좋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진정한 웰빙은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을 방지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출산이나 분유 수유 역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몸의 90퍼센트를 이루는 미생물을 활성화하여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