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의 소개팅과 다섯 번의 퇴사
규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백 번의 소개팅? 다섯 번의 퇴사? 누군가에게 이런 수식어가 붙어있다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들까? 그렇게 긍정적인 느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백 번의 소개팅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까다롭고 꼼꼼히 따지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다섯 번의 퇴사라는 이미지도 그렇다.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능력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무언가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듯한 이미지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구월과 우영이 바로 그렇다.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인 구월은 백 번 넘게 소개팅을 했지만 번번이 남자들에게 퇴짜를 맞는다. 그렇다고 구월에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여성스럽고 예쁘장한 외모에 성격도 좋다. 그런 그녀는 왜 백 번의 소개팅에도 운명의 남자를 만나지 못하는 걸까? 우영은 또 어떤가? 다섯 번의 퇴사 후 현재 직장에서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하지만 매일 밤 또 다른 꿈을 꾸며 여섯 번째 퇴사를 생각한다.

그래도 이들이 예쁘다. 결혼을 위해 달려 나가는 구월도 그렇고 매일 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퇴사의 유혹에 빠지는 우영도 그렇다. 나는 그녀들처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을 퍼부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제는 그냥 세월에 몸을 맡기고 일상이 된 삶에 그저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런 내 모습과 다른 그녀들의 삶이 너무나 예쁘다.

 

이들의 일상은 내가 살아왔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가는가 보다. 물론 나는 다섯 번의 퇴사를 한 우영과는 달리 한 직장에서만 근무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처럼 나도 늘 꿈을 꾼다. 꿈을 위해 퇴사하는 내 모습을.

 

이런 생각을 해본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가, 라는. 살다보니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때라는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결혼이라는 것도,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도 결국은 내게 맞는 때가 있다는 것을.

 

그래, 백 번이 넘는 소개팅을 하면 어떤가, 다섯 번의 퇴사를 하면 또 어떤가. 내가 꿈꾸고 내가 진정으로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그날을 위해서라면 그 때가 언제든지 간에 그게 무슨 상관일까?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서 이 땅의 모든 이들이 사랑을, 결혼을, 직업을, 희망을 포기하는 대신 꿈을 꾸길 바란다. 다섯 번도, 백 번도, 천 번도 넘는 도전에 나서는 그런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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