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나기 - 김석희 소설집
김석희 지음 / 열림원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름이 쫙 돋았다. 짧은 이야기에 이렇게 소름끼치는 느낌이 든 건 거의 처음이지 싶다. 단편이 그렇게 강하게 다가왔던 것은 앞부분을 읽는 동안 솔직히 실망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느낌을 자세히 설명하기 전에 먼저 책 소개부터 하는 게 순서일 것 같다. 이 책은 소설가로, 번역가로 활동하던 저자가 9편의 미발표 작품과 등단 작품인 <이상의 날개>를 함께 수록해 세상에 내보인 작품이다. 이 작품과 함께 저자는 다시 소설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선언하였다.

 

10편의 단편들 중 첫 작품이자 내게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 작품은 <괄호 열고 닫기>이다. 이 작품은 대학에 다니던 시절 미술작품 전시회에서 훔친 기묘한 그림에 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 이 작품이 실망스럽다고 느꼈던 이유는 글의 중간 중간 괄호로 문장에 대한 설명을 집어넣는 작가의 서술 방식이 상당히 불편했기 때문이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데 왜 그렇게 괄호로 세세히 설명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독자의 상상력을 가로막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이르자 작가의 의도를 어느 정도 추측해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순을 넘기 위해서는 상충하는 세 가지 사실 사이에 접착제를 바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접착제는 말하자면 당신에게 주어신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다.(p.33)

 

첫 느낌과는 정반대되는 말을 저자가 던졌다. 상상해보라고. 괄호로 세세하게 설명하는 바람에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내게 저자는 엉뚱한 제안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그런 이유는 소름끼치는 마지막 반전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있었다.

 

10편의 이야기가 나를 새로운 상상의 나래로 이끌었다. 평범해 보이는 삶 속에 숨겨진 상상의 세계로. 그 느낌...... 너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