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팽창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3
구보 미스미 지음, 권남희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류를 제외하고는 일본 작가의 작품을 잘 읽지 않는데 작품에서 말하는 내용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연적인 내용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듯한 혹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그렇다. 쩨쩨하고 꼴사납고, 그래서 사랑스러운 어른아이들의 연애 이야기라는 문구는 정말 마음에 들지만 그 구성이 조금은 꺼려진다. 특히 한 여자를 사랑한 형제 이야기라 더욱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일이 현실에서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까지 약속했던 형의 여자와 결혼을 한다는 것이 내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랑해온 그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말이다. 그래도 모든 것을 아우르는 듯한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다. 새롭게 다가온 사랑도, 한 때는 사랑했던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것도.

 

그러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육체적인 사랑, 정신적인 사랑, 모든 것을 주는 아낌없는 사랑 등등. 사랑은 단순히 이런 본질 중 하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이 합쳐진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히로가 배란기에 욕망에 빠져 유타에게 달려간 것도 사실은 육체적 사랑과 자신도 모르게 어렸을 때부터 키워 온 또 다른 사랑이 합쳐진 모습은 아닐까? 유타가 오가사와라와 쇼에게 보이는 마음은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한 것처럼.

 

결코 공감할 수 없는 내용과 마음 깊이 들어온 내용이 합쳐진 묘한 소설이다. 그러면서도 사랑이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가슴 설레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그런 소설. 누군가에게는 잊어버린 그 시절이 떠올라 밤이 더욱 깊어지게 만드는 바로 그런 깊이를 가진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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